[사설] 현실화된 한·미 FTA 재협상, 국익 지키는 데 최선을

[사설] 현실화된 한·미 FTA 재협상, 국익 지키는 데 최선을

입력 2017-07-02 22:46
수정 2017-07-0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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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발등의 불이 됐다. 한·미 정상회담 직후 우리 정부는 “재협상에 합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지만 무역 불균형 개선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도는 강했다. 미국의 사정을 감안할 때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재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재협상이든, 추가 협의든 손질이 불가피하다면 철저한 준비로 국익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금 한·미 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혀 우리를 당혹하게 했다. 양국 간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많이 보고 있다. 특히 철강은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거쳐 우회해서 미국에 들어온다”며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 FTA 재협상이 합의된 사항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밝혔지만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여간 민감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한·미 정상회담 후 채택한 공동성명에 FTA 재협상을 명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설명에서 “무역 비관세 장벽의 축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등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 조건을 증진하기로 했다”고 밝혀 FTA 재협상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도 “미국이 관세 외 장벽을 이야기한다면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FTA 영향 등을 조사, 분석, 평가해 보자고 역제의했다”고 밝혀 재협상은 시기가 문제일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FTA 재협상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불리했거나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부분의 보완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 FTA 재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한 지켜내는 데 지혜를 모으면 된다. 우리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664억 73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13.4%를 차지했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28.1%) 다음으로 높다. 트럼프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FTA 발효 후 한·미 교역량은 12% 늘어 자동차, 철강 등의 상품에서는 미국이 적자를 보지만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분야에서는 우리가 적자, 투자도 미국에 많이 돼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다”고 말했다. 양국은 서로의 입장과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동맹관계라고 해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2017-07-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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