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한줄] ‘최고 말고 최중‘/이순녀 선임기자

[책 속 한줄] ‘최고 말고 최중‘/이순녀 선임기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1-05-06 20:20
수정 2021-05-07 01:1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하늘의 새를 보세요. 그 어떤 비둘기도 참새처럼 날지 않고, 종달새가 부엉이처럼 날지 않아요. 각자 저마다의 비행법과 날갯짓으로 하늘을 납니다. 인간도 같은 나이라 해서 모두 같은 일을 하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저마다의 걸음걸이가 있고 저마다의 날갯짓이 있어요. 나는 내 길을 가야 하고 이때 중요한 것은 ‘어제의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아가는 것’입니다.(181쪽)

배우 윤여정의 숱한 어록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직후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 ‘최중’(最中) 발언이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최고란 말이 싫다.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우리 다 최중으로 동등하게 살면 안 되냐”고 되물었다. 시상식에서 소감을 얘기할 때도 “나는 경쟁을 믿지 않는다”면서 다른 후보 배우들을 향해 “우리 모두 승리한 것이며, 단지 오늘은 내가 운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감동시켰다.

‘라틴어 수업’(한동일 지음, 흐름출판)에 비슷한 맥락의 문장이 나온다. 진정한 경쟁의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어제의 나’임을 쉬운 비유로 일러준다. 윤여정이 “대본을 성경처럼 여기며” 쉼없이 자신을 나아가게 했듯 말이다.

2021-05-07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