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인사/박홍기 논설위원

[길섶에서] 인사/박홍기 논설위원

입력 2011-03-09 00:00
수정 2011-03-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일본 도쿄에 근무할 때 이따금 일본 이발소를 찾았다. 코리아타운에 교민 이발소도 있지만 가깝고 경험도 할 겸해서다. 들어서자 “어서 오십시오.”라며 깍듯하게 45도 인사를 했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기다리다 보니 가는 손님에게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90도 허리를 숙이지 않는가. 오는 손님보다 가는 손님에게 더 정중하게, 더구나 볼 수도 없는데.

익숙하지 않은 터라 조심스레 묻자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남아 있는 손님들을 위한 예우”라고 했다. 나머지 손님들에게 ‘보지 않는데도 저렇게 정성을 보인다면’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훨씬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옷가게든, 제과점이든 들렀다가 그냥 나올 때 역시 상냥하게 웃으며 “또 오십시오.”라는 인사를 받곤 했다. 많고 많은 가게 중에 자기 가게를 찾아준 손님은 비록 빈손으로 가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들를 수 있는 고객’인 만큼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맞다. 설령 상술이면 어떤가, 기분 좋으면 그만이지.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2011-03-09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