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소주 한 잔/주병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소주 한 잔/주병철 논설위원

입력 2011-08-26 00:00
수정 2011-08-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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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무의식 중에 ‘소주 한잔’이란 말을 곧잘 쓴다. 오랜만에 만났거나 처음 인사를 나누는 사이라도 끝 무렵에는 “언제 소주 한잔 하자.”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다소 어색한 관계라도 이런 말을 한 다음에는 분위기가 한결 나아진다. 일종의 ‘대화 촉매제’쯤 되는 셈이다.

처음엔 남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언제부턴가 남녀 가릴 것 없이 편하게 쓰는 말이 됐다. 사람에 따라 소주 대신에 “맥주 한잔 하자.”, “커피 한잔 하자.”고 얘기하지만 의미는 같은 거다. 물론 소주는 한잔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잔이 두잔이 되고, 한병이 두병이 된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면 잔 속에는 정감이 흘러 넘친다. 그걸 낭만이라고 할 때도 있었다.

요즘은 “점심이나 한번 하시죠.” “또 봅시다.”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소주 한잔의 넉넉함보다는 삭막한 일상의 빠듯함에서 비롯된 듯싶다. 소주가 독하다며 맥주와 섞어 마시는 폭탄주를 즐기지만 그래도 ‘깡소주 한잔’의 정취가 그립다. 한잔이 부담스러우면 반잔은 어떨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08-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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