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북엇국/곽태헌 논설위원

[길섶에서] 북엇국/곽태헌 논설위원

입력 2011-11-18 00:00
수정 2011-11-1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과음한 다음 날 아침에는 회사 근처의 북엇국집을 가끔 찾는다. 꽤 유명하다 보니 문을 여는 아침 7시부터 손님들로 만원이다. 아침에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 점심때는 조금만 늦으면 길게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손님들이 몰린다.

영업 수완도 보통이 아니다. 식탁마다 반찬통이 있어 시간도 줄일 수 있고, 인건비도 줄일 수 있다. 아침에는 밥맛이 없는 손님이 많다는 생각에서인지 낭비를 줄이려고 밥을 적게 준다. 직원들도 상냥한 편이다. 회전율을 높이려고 술은 사실상 팔지 않는다. 웬만한 대기업보다 영업전략이 좋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제 아침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가격을 올린 지가 1년도 안 된 것 같은데 또 올렸다. 그래도 손님이 여전할 것이라는 배짱이 깔린 듯하다. 불과 4~5년 전 4000원 하던 북엇국 한 그릇이 연례행사처럼 5000원, 5500원, 6000원으로 슬금슬금 오르더니 이제는 6500원이다. ‘사실상 독점’의 횡포에 소비자는 괴롭다. 물론 독과점의 횡포와 폐해가 어디 여기뿐이겠는가.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2011-11-1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