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장년들의 수다/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장년들의 수다/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3-01-25 00:00
수정 2013-01-2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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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들과 모임을 가진 뒤 카카오톡이 뜨거워졌다. 주말에 집에서 쉬고 있는데 스마트폰에서 연신 접속음이 울렸다.

“넌 하나도 안 변했구나”라는 인사에 “빈말이겠지만 고마워”라는 답신이 오르고 “난 젊은 애들만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줄 알았는데 늙은이들도 항상 쳐다보네” “나도 카톡 처음 해봤는데 늦게 배운 도둑이 뭐 하다고 이거 정말 ‘거시기’하네”라는 초심자들의 글도 올라왔다. “이런 재미로 카톡하는 줄 알겠는데 이러다 일은 언제 하냐”는 ‘걱정파’도 있었다. 10여명이 쉴 새 없이 댓글을 올리니 스마트폰이 쉴 틈이 없었다. 입방아의 압권은 “옛날에는 양기가 입으로 갔는데 요즘에는 손가락으로 간다”는 촌평이었다. 정말 자녀들이 봤으면 어른 체면이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들도 고교시절 교실이나 버스 속에서 무척 수다를 떨었던 것 같다. 친구의 입심에 또 얼마나 웃었던가. ‘한번 웃을 때마다 젊어진다’는 옛말도 있는데 점잔 빼지 말고 수다 좀 떠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3-01-2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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