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5無’ 인생/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5無’ 인생/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3-02-15 00:00
수정 2013-02-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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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와 설 명절, 밸런타인데이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기념일들을 딱히 챙길 사람도 없이 보내야 했던 까닭일까. 나도 모르게 신세한탄이 쏟아졌다.

“이건 뭐 외로워서 살겠나. 부모님도 안 계신데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고, 위로해 줄 애인도 없고….”

손가락 네 개를 꼽아가며 “있어야 할 사람이 내겐 아무도 없으니 나는 4무 인생”이라고 장탄식을 늘어 놓자 옆에서 듣고 있던 동료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걱정도 없잖소. 4무가 아니라 5무가 맞아요.”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가족들 때문에 걱정거리를 안고 사는 사람들이 태반 아닌가. 연로하신 부모님은 건강이 항상 걱정이다. 남편이나 애인이 있다면 사랑이 식지 않을까 신경이 곤두설 것이다. 자식들 또한 걱정 보따리다. 오죽하면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하겠나. 그런 사람들한테는 나처럼 혈혈단신 홀가분한 게 오히려 부러울 수도 있다는 걸 왜 몰랐을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생각하니 가슴을 파고들던 허전함도 한순간에 싹 가셨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3-02-1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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