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코다리/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코다리/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3-02-26 00:00
수정 2013-02-2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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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인의 집에서 술안주로 내놓은 코다리를 먹다가 무릎을 탁 쳤다. 도톰한 살점을 찢어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이 오래전에 잊었던 식감을 되살렸다. 명태를 반쯤 말려 꾸들꾸들해진 그 맛이다. 요즘 출하 채비가 한창인 황태맛을 씹을수록 구수한 코다리의 맛에 비하겠는가?

‘값싼 입맛’에 길들여진 요즘, 코다리의 제 맛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음식점에서 내놓는 찜과 조림이 코다리 맛의 맥을 잇고 있지만, 양념을 듬뿍 찍은 코다리 맛과 비교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겨우내 잃은 입맛을 되돌려 주는 음식 가운데 코다리는 단연 최고로 친다. 무엇보다 황태처럼 바깥 겨울 날씨에 얼렸다 녹였다를 반복해 말린 코다리는 그중 최고의 맛일 게다.

올해는 동해안 어장에 명태 씨가 말랐단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어장이 북쪽으로 이동한 데다 어린 명태인 노가리를 남획한 탓이라고 한다. 국내산이 아닌들 겨울철 별미인 코다리의 맛을 앗아갈까. 이번 주말에 코다리를 안주상에 올려 보자. 애들의 간식거리로도 이만한 게 없을 것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3-02-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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