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글씨 단상/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글씨 단상/박현갑 논설위원

입력 2013-06-03 00:00
수정 2013-06-0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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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방을 청소하다 놀랐다. 책이나 공책에 쓴 글씨가 형편없었다. 다행히 본인은 술술 읽는다. 학교 선생님들이 힘들겠다 싶다. 서술형 평가 문제의 경우, 답안지에 적힌 글씨를 읽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무슨 글자인지 모르겠다고 채점을 포기할 순 없을 테니 눈이 고생이겠다.

컴퓨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학생들이나 성인들이 손으로 글 쓰는 일은 갈수록 줄고 있다. 교과서도 e북으로 나오는 시대다. 손은 편하겠지만 우려스러운 대목도 많다. 얼마 전 만난 대학교수는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학생들의 사고력이 형편없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은 과제물은 반드시 펜으로 적어서 내도록 하고 있단다. 암호 해독 수준의 글씨들이 적지 않아 채점에 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걸 감수하면서 말이다.

글씨를 바르고 예쁘게 쓰도록 습관을 들이면 집중력과 인내심도 기를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붓글씨를 배우면서 아이폰을 개발했다. 학생들이 붓글씨도 배웠으면 좋겠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2013-06-03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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