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잡초 제거/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잡초 제거/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3-06-26 00:00
수정 2013-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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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뭄이 들면 5월 중에도 잡초가 적다. 그러다 비라도 한번 오고 나면 벌판이 온통 새파랗다. 잡초는 뿌리를 채 내리기 전에 뽑아야 한다. 뿌리를 내리면 호미를 들어도 뿌리째 뽑아내기가 어려워 엉덩방아를 찧는 일도 있다. 그럴 땐 낫이나 가위로 싹둑 잘라줘야 한다. 유기농법을 사용하는 농부들은 ‘태평농법’이라고 해서 잡초를 적당히 남겨둬 채소들이 서로 경쟁하게 하기도 한다. 채소의 영양가와 맛이 높아진단다. 하지만, 잡초는 6~7월 장마 전에 제거하지 않으면 하루가 다르게 자라 농사를 망친다. 잡초 제거의 최적기는 비가 온 뒤. 땅이 질척해 손발을 더럽힐 각오를 해야 한다.

큰 키의 잡초를 뽑고 나면, 중키의 잡초가 보이고 그 잡초를 뽑아야 비로소 작은 키의 잡초를 뽑을 기회가 온다. 가장 악질적인 잡초 두 가지가 있다. 그놈들은 잡초 대신 이름을 불러주자. 쇠비름과 바랭이! 텃밭의 잡초를 제거할 때마다 엉뚱하게 부정부패 척결을 떠올린다. 뿌리를 채 내리지 못했을 때, 거악(巨惡)에서 시작해 소악 순으로 지치지 말고 꾸준히 제거해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3-06-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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