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봄단장/정기홍 논설위원

[길섶에서] 봄단장/정기홍 논설위원

입력 2014-02-27 00:00
수정 2014-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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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도배를 하기로 했다. 벽지의 색깔이 군데군데 바랬는데, 세간살이에 묻혀 잘 띄지 않아 잊고 지냈다. 벽지가 무심함을 어지간히 탓했을 법도 하다. 서재의 책장도 바꾼다. 이쯤 되니 벽에 걸린 그림이며, 오래된 것 모두가 눈에 밟힌다. 다가선 봄이 많은 걸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도배를 결정하니 고려할 게 많다. 업체에 맡길지 직접 할지도 고민거리다. 이맘때 도배를 도왔던 기억이 와 닿는다. 벽지와 문종이(창호지)를 사고 풀을 끓이고, 빗자루로 처마에 낀 거미줄을 떼고···. 가족이 겨울철 묵은 때를 벗긴다며 온종일 야단스러웠다. 당시엔 창호지를 다시 바를 땐 칙칙해진 벽지도 함께 바꾸었다. 겨우내 눈으로 덮여 있던 냇가의 찌꺼기를 치우는 봄맞이 마을 대청소도 비슷한 시기에 했다.

미세먼지가 자욱한 바깥세상이지만 벌써 대기는 춘풍화기(春風和氣), 봄의 기운을 머금었다. 음의 기운이 양의 기운으로 바뀌는 이 시절, 대청소는 아닐지라도 심기일전할 봄맞이 소일거리를 만들어 봄직하다. 도배 일이 다가온다. 옛 솜씨를 발휘해 볼까 고민 중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2014-02-27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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