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보복운전/임창용 논설위원

[길섶에서] 보복운전/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16-03-31 18:06
수정 2016-03-31 18:0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퇴근길에 아찔한 순간을 경험했다. 뉴스에서만 보았던 보복운전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우회전 차로를 주행하던 중 직진 차로에 서 있던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자 경적을 울린 게 화근이었다. 앞서 가던 차가 고의로 급정거하는 바람에 들이받을 뻔했다. 따지려고 차 문을 여는 순간 앞차는 그대로 달아나 버렸다. 블랙박스엔 급정거 순간이 그대로 찍혀 있었다. 신고하려고 하니 아내가 말린다. 피해가 없으니 놔두잔다.

포기하고 말았지만, 생각할수록 화가 치미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보복운전한 차가 고급 수입차여서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무시당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학력과 소득이 높을수록 보복운전을 더 많이 한다고 한다. 최근 운전자 10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대학원 이상 고학력자의 26%가 보복운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고졸 이하는 12%에 불과했다. 연 8000만원 이상 버는 고소득자 중 보복운전 비율은 18%였지만, 6000만원 미만 소득자는 15%에 그쳤다. 보복운전이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의 측면이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것이라는 연구자의 분석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뒷맛이 씁쓸하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4-0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