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화무십일홍/오일만 논설위원

[길섶에서] 화무십일홍/오일만 논설위원

오일만 기자
오일만 기자
입력 2016-11-13 22:54
수정 2016-11-14 00:4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또 만추의 계절이다. 길가에 나뒹구는 낙엽들은 서둘러 겨울을 재촉한다. 엊그제 일처럼 눈앞에 선했던 푸름의 향연은 오간데 없다. 눈을 사로잡았던 만산홍엽의 광채는 밤새 내린 비 때문인지 하루 새 윤기를 잃었다.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 세불십년장(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勢不十年長)이라고 했던가.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10일이 지나면 시들기 마련이고, 아무리 좋은 사람도 100일을 못 가며, 아무리 긴 권세도 10년을 못 간다는 의미다. 호가호위하던 청와대 실세들이 추풍낙엽처럼 검찰청 포토라인 앞에 떨어지는 요즘, 그 의미가 새롭다. 하기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권력의 유통기간도 점점 짧아지나 보다. 5년 대통령 단임제 때문인지 10년은커녕 5년도 그 단맛을 누리지 못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권력을 향해 질주한다. 불빛을 향해 뛰어드는 부나방처럼. 권력의 비극이 어떤 것인지 알면서도 그 끝을 확인하려고 달려든다. 권력욕은 어쩌면 인간의 내재적 본능인지 모른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번득이는 통찰력을 선보인 시오노 나나미는 이렇게 갈파했다. 권력에 집착하는 것은 신이 되고픈 인간의 욕망이라고….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16-11-14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