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나이테/박건승 논설위원

[길섶에서] 나이테/박건승 논설위원

입력 2017-01-30 22:40
수정 2017-01-3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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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은 ‘인연’이라 쓰고 ‘질기다’라고 읽는 모양이다. 나와 안경의 사이가 그런 것 같다. 안경과 처음 인연이 닿은 것이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 때인데 어느덧 세 개씩 매일 번갈아 써야 하는 처지다.

돋보기 두 개와 초고도근시 안경 하나. 돋보기 하나는 사무실에서만 쓰고 다른 하나는 집과 지하철 공용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마다 안경을 갈아 끼우는 일은 번거롭기 이를 데 없다. 허둥대다 돋보기를 낀 채 출근하는 일이 다반사다.

돋보기를 쓰고 점심 먹으러 갔다가 사람을 못 알아봐서 난감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몸이 열 냥이면 눈이 아홉 냥이라더니….

나이 한 살 더 먹었으니 눈은 더 침침해질 게다. 그렇다고 세월 탓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눈이 침침해지는 것은 더이상 쓸데 없는 것을 보지 말라는 소명(召命)이고, 귀가 어두워지는 것은 세상의 명리를 떠나 깨끗하게 살라는 뜻이라던가.

‘인생의 어둠과 빛이 녹아들어/ 내 나이의 빛깔로 떠오르는/ 내 나이를 사랑하고 싶다.’(신달자 ‘나는 내 나이를 사랑한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2017-01-3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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