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애동지/박건승 논설위원

[길섶에서] 애동지/박건승 논설위원

박건승 기자
입력 2017-12-21 23:20
수정 2017-12-22 00:5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집 안사람은 오늘 동지(冬至)가 애동지라는 사실에 상당히 고무된 듯하다. 동짓날이 음력 11월 10일 안에 드는 애동지에는 애써 새알죽을 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잘 아는 까닭이다. 애동지에 새알죽을 먹으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일들이 생긴다는 것을 믿는 그다. 동짓날 팥죽을 안 먹으면 쉬이 늙고 집안에 잡귀가 들끓는다고 말해 줘도 흘려듣는 눈치다. 하기야 아이들한테 해롭다는데 더이상 뭐라 말해 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온 가족이 둥근 탁자 주변에 둘러앉아 새알심을 만들던 어린 시절 모습은 정이 넘쳤다. 때론 도란도란, 때론 왁자지껄하게. 아직도 동지 하면 자연스럽게 새알죽이 떠오르는 이유다. 팥죽 안 먹는 애동지라고 해서 하루를 그냥 보낼 리 없는 조상이었다. 한때는 제2 명절로 불렸던 동지 아닌가. 애동지에는 팥시루떡을 만들어 먹도록 했다. 새알죽 대신 팥시루떡이라~. 팥이 들어간 음식은 종류를 불문하고 액을 쫓고 소원을 이뤄 준다는 속설이 있다. 새알죽을 쑤어 먹기가 영 꺼림칙하다면 올해는 팥시루떡으로 무탈한 겨울나기를 기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ksp@seoul.co.kr
2017-12-2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