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구황작물과 반찬/전경하 논설위원

[길섶에서] 구황작물과 반찬/전경하 논설위원

전경하 기자
전경하 기자
입력 2019-07-31 22:44
수정 2019-08-01 01: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감자, 고구마, 옥수수. 이들 작물의 공통점은?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아도 상당한 수확을 얻을 수 있어 흉년이 들 때 도움이 되는 작물’이라는 구황작물이다. 요즘은 어쩌다 먹는 별미가 됐지만, 고등학생인 쌍둥이 아들들은 도통 입에 대지 않는다. 이런저런 이유로 집에 온 구황작물은 어쩔 수 없이 내 몫이다. 결국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기도 한다.

먹어 보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한데 왜 우리는 ‘끼니를 때웠다’라며 이 음식들을 폄하했을까. 쌀밥보다는 식이섬유 등 다른 성분이 많아 영양적으로도 좋았을 텐데 말이다. 구황작물을 먹을 때 딱히 반찬이 필요하지 않으니 간단한 한 끼로도 편하다.

밥에 국, 그리고 반찬 몇 개가 나오는 밥상에서는 쌀밥이 주인공이다. 우리는 식사에서도 주종 관계를 설정해 뒀다. 이런 밥상을 받아야 한 끼 제대로 대접받았다고들 생각한다. 아주 어쩌다 하루 세 끼를 차리다 보면, “설거지하고 뒤돌아서면 밥할 때”라는 엄마의 푸념이 생각난다. 밥, 국, 김치와 장류 말고도 반찬이 3개인 3첩 반상이 각종 급식판의 기본이 됐지만, 내가 차리는 밥상은 일품요리에 반찬 한두 개가 전부다.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4조원쯤이라는데 ‘몇 첩 반상’이란 단어가 잊힐 거 같다.

lark3@seoul.co.kr
2019-08-01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