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혼밥 묘수/김성수 논설위원

[길섶에서] 혼밥 묘수/김성수 논설위원

김성수 기자
입력 2022-01-10 19:58
수정 2022-01-11 03: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길섶에서
길섶에서
점심때 어쩌다 ‘혼밥’을 하는 데 그때마다 고민이다. 장소 선정부터 쉽지 않다. 먹을 만한 데를 찾아야 하는데 장사가 웬만큼 되는 집은 혼자 가면 대놓고 눈치를 준다. 점심 피크 타임 때 손님을 많이 받고 회전율을 높여야 하니 달랑 혼자 오는 손님을 좋아할 리 없다.

손님이 뜸한 11시 20분 이전에도 가 봤지만 마찬가지다. 혼자라 거절당하고 운 좋게 자리를 얻어 봤자 주인이 앉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맨 구석 끝 테이블이다.

한번은 명동의 한 중국집에 11시 30분쯤 혼자 갔는데 주인이 난색을 표한다. 기분이 상해 그냥 갈까 하다가 이 시간에 딴 데 가 봤자 마찬가지일 것 같아 수를 냈다. “혼자 왔지만 음식은 두 개 시키겠다.” 그제서야 반색을 한다. 간신히 입구 바로 앞 자리를 얻어 짬뽕과 물만두를 시켜 허둥지둥 먹었다. 매번 그럴 순 없으니 요즘엔 자동주문 기계가 있는 분식집 스타일의 식당을 간다. 비대면 주문이라 빈 자리만 찾으면 혼자서도 편하게 먹는다. 결국 사람이 문젠가.

2022-01-1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