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퇴직금은 30일분 평균임금에 근무 연수를 곱해서 결정된다. 30일분 평균임금에는 상여금, 각종 수당 등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퇴사 직전 3개월 동안 한 달 평균 200만원을 받았고 10년간 일했다면 퇴직금은 2000만원이다. 여기까지가 일반 근로자가 받는 법정퇴직금이다. 임원이거나 그룹 총수라면 법정퇴직금에 직급별 지급배수가 곱해진다. 정 명예회장은 4배를 적용받았다. 국내 상장사 임원 퇴직금의 지급배수는 3배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지급배수는 이사회 결정 사항이라 임원들 의중에 따라 결정된다.
전문경영인으로 가장 많은 퇴직금을 받은 사람은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이다. 그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에 1998년부터 2013년까지 16년간 사장으로 일했다. 법정퇴직금에 지급배수 4를 곱해 박 전 사장이 받은 퇴직금은 159억원. 지난해 삼성전자에서 퇴직한 권오현 고문은 임원 근무기간 27년에 지급배수 3.5를 적용받아 93억원을 받았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박 전 사장의 퇴직금 규모는 쉽게 깨지지 않을 거다.
직원으로서 최대 퇴직금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화천대유에서 나올 전망이다. 화천대유에 2015년 6월 입사해 올 3월 퇴직한 곽병채씨는 어제 아버지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에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 3월 퇴사하기 전 50억원을 지급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됐다”고 밝혔다. 곽씨는 “원천징수 후 약 28억원을 올 4월 30일경 계좌로 받았다”며 “모든 임직원들이 성과급 계약을 맺었고 구체적인 시점과 금액은 각 개인과 회사 간 체결한 내용이라 잘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곽씨가 화천대유에서 일한 기간은 6년이 채 안 된다. 대중의 관심사는 화천대유에서 일했다는 박영수 전 특검 딸은 얼마를 받았을까다.
국세청 퇴직소득 원천징수 신고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기업 1인당 평균 퇴직금은 2019년 기준 1449만원이다. ‘화천대유하세요’가 추석 덕담이 아니라 많은 국민의 속을 긁는 말이 됐다.
2021-09-27 3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