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역 확산… 관광객 급감 우려
미국의 관광 도시 뉴욕이 최근 때아닌 ‘빈대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유엔본부도 ‘불청객’의 침입으로 수개월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28일 AP통신에 따르면 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빈대 탐지견들이 유엔 건물 두개 동을 수색해 빈대가 서식한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유엔 본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5월 건물 내에서 빈대가 처음 발견된 이후 갈수록 수가 늘고 있으며, 당시 본부 소속 일부 사무실이 빈대가 출몰한 앨바노 빌딩에 잠시 세들어 살았을 때 묻혀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빈대가 숨었을 것으로 보이는 가구들을 즉시 외부로 옮겨 소독 작업을 벌였으나 외교관들은 여전히 찜찜해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최근 유엔본부뿐만 아니라 카네기홀 등 시내의 명소들이 ‘빈대의 습격’으로 곤욕을 치러왔다. 맨해튼 중심부 타임스 스퀘어의 영화관과 상점, 고급 아파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블루밍데일스 백화점,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등 관광 명소들이 잇따라 빈대 공습을 받았다. 1㎝도 채 안 되는 빈대는 이미 3년 전부터 뉴욕 시내 곳곳을 제 집 삼아 번식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빈대 공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뉴욕 전체 이미지가 악화되면서 관광객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뉴욕발 빈대 공포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사설 방역산업이 난데없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 해충이 이처럼 창궐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0-10-29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