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등골 휘는 중국] 아파트 지하 ‘생쥐족’ 등장

[치솟는 물가 등골 휘는 중국] 아파트 지하 ‘생쥐족’ 등장

입력 2010-12-02 00:00
수정 2010-12-02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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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난에 신종 쪽방살이 늘어

중국의 가난한 도시민들을 일컫는 신조어들이 속출하고 있다. 치솟는 주거 비용 때문에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 집단촌을 이루고 사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개미족(族)’에 이어 도시 아파트촌의 지하로 파고든다는 뜻의 ‘생쥐족’까지 등장했다.

베이징의 한국인촌인 왕징(望京)의 작은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샤오톈(小天·25)은 친구와 함께 인근 아파트의 3㎡짜리 지하 쪽방에 살고 있다. 월세는 400위안(약 6만 8000원). 방에는 금방이라도 폭삭 가라앉을 듯한 작은 1인용 침대 하나만 달랑 놓여 있다. 화장실은 물론이고, 간식거리를 해 먹을 주방용구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세면이나 용변은 공용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샤오톈은 일이 끝나면 마치 생쥐처럼 ‘지하 동굴’로 들어와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힌다. 한 줄기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지하의 작은 방이지만 그나마 친구와 근무 시간이 엇갈려 좁은 침대를 함께 이용하지 않는 게 다행이다. 1200위안의 월급을 받는 샤오톈은 지상에 있는 월세 6500위안짜리 아파트에서 자신이 진짜로 살 수 있게 될지 가늠할 수가 없다.

최근 샤오톈과 같은 중국의 ‘생쥐족’들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 당국이 안전 문제를 들어 이처럼 불법으로 개조한 아파트 지하의 ‘생쥐집’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샤오톈은 “2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에도 쫓겨나 석달간 고향으로 돌아가 있었는데 또다시 단속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샤오톈과 같은 ‘생쥐족’들은 베이징에서만 적어도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관영 신화통신은 1일 보도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2010-12-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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