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비친 빈 라덴 일가는 ‘수상한 가족’

이웃에 비친 빈 라덴 일가는 ‘수상한 가족’

입력 2011-05-04 00:00
수정 2011-05-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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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2명만 바깥 출입..주변선 밀수업자, 마약상 의심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빈 라덴은 깊숙한 동굴 속이 아니라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부유한 주택가 은신처에서 길게는 6년간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테러전쟁의 제1 표적이었던 빈 라덴이 이런 동네에서 어떻게 주위의 시선을 끌지 않고 장기간 도피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일대 주택 중 가장 규모가 큰 빈 라덴의 은신처는 드나드는 사람이 거의 없이 경비가 삼엄했다.

주민들은 집안 사람들과 전혀 교류가 없었던 탓에 그 안에서 뭔가 벌어지고 있다는 막연한 의심만 할 뿐이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3일 전했다.

빈 라덴 가족은 집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동네 주민 대부분은 이 집에 외국인이 거주하는 사실조차 몰랐다. 아보타바드에서 외국인을 보면 당국에 보고하게 돼 있으나, 빈 라덴 은신처에 대해서는 그런 신고가 접수되지도 않았던 것.

어떤 이들은 집주인이 매우 부유한 인사인데, 부족들과 원한관계에 휘말려 철통 같은 경비 속에 산다고 생각했다.

이웃에 사는 마슈드 칸이라는 45세 농부는 “사람들이 이 집에 대해 의심스러워 했다”며 “밀수업자나 마약상 같다고 이웃들이 수군댔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자한지르 칸이라는 주민도 “그 집은 확실히 의심스러웠다”고 기억했다.

소아마비 백신을 배달해줬다는 한 여성은 높은 담장 뒤에서 한 남성이 나타나 백신만 받아갔으며 뒤쪽으로 고급 SUV가 보였다는 경험담을 소개했다. 백신은 은신처에 있던 아이 23명에게 접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약 7년전 건물 건축 당시 주민들은 높은 담장에 철조망까지 둘러쳐진 이 집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오래 동안 별다른 일이 없자 단순히 신앙심이 깊고 보수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믿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이 지역은 사생활과 경비를 매우 중히 여겨 비슷한 구조로 된 집이 많다는 점도 빈 라덴의 은신처가 큰 의심을 받지 않았던 데 한 몫했다고 파키스탄 정부는 설명했다.

이 집에서 외부 출입을 하는 사람은 타리크 칸과 아르샤드 칸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남자 2명뿐이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이 둘만이 심부름을 나가거나 이웃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어떤 주민들은 이들이 북서부 지방에서 왔으며 서로 사촌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또 다른 주민들은 둘이 서로 형제간이며 이름도 다르게 알고 있는 등 증언이 엇갈렸다.

쿠르시드 비비라는 이름의 70대 여성은 손자들이 빈 라덴의 은신처에 살던 아이들과 놀았으며 그 집에 있던 어른으로부터 토끼를 선물로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 군 당국은 빈 라덴 사살작전 직후 일부 이웃 주민들을 어디론가 연행해 간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군은 주민 연행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파키스탄 경찰은 취재진과 구경꾼이 빈 라덴의 은신처 주위에 몰려들자 병력 300여명을 배치해 인근 지역을 봉쇄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군인 10여명도 빈 라덴이 사살된 건물 앞에서 경계를 서는 모습이 목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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