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메드베데프 노선 차별화
러시아의 ‘실세 총리’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미국을 향해 “세계 경제의 기생충 같은 존재”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그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꾀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과 자신의 노선 차이를 부각시키려 의도적으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푸틴 총리는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인근 셀리게르 호수에서 열린 친정부 성향의 청년 캠프에서 전날 타결된 미국의 연방정부 부채 상한 증액 협상에 대해 “미국이 엄청난 부채를 쌓아가면서 전 세계 금융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나라(미국)는 빚더미 속에서 살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신의 재력을 뛰어넘는 생활을 누리고 있으며 책임은 다른 나라에 옮기면서 기생충 같이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총리는 특히 “미국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려고 부채 상환 불이행(디폴트)이라는 아이디어를 활용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다행히 디폴트를 막을 만한 상식과 책임감은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부채 협상 타결안에 대해 “이는 단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지연시킨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훌륭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1-08-0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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