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로 활기 찾은 日 공중목욕탕

쓰나미로 활기 찾은 日 공중목욕탕

입력 2011-08-26 00:00
수정 2011-08-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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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1일 일본을 휩쓴 쓰나미 대참사 이후 재해지역에서 공중목욕탕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이재민이 돼 집에서 목욕하지 못하고 공중목욕탕을 찾게 되면서 그동안 사양업종이 되다시피한 목욕탕이 재해지역에서 모처럼 과거의 영화를 되살리는 중이다.

인구 4만의 해안 소도시로 아직도 쓰나미가 남긴 폐허의 잔해와 쓰레기로 뒤덮인 일본 북부 카마이시 시의 쓰루노유 목욕탕도 이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구해온 새 보일러와 시당국의 지원으로 공급되는 기름으로 무장한 이 목욕탕에는 현지 이재민들 외에 복구 지원을 나온 근로자들과 자원봉사자들까지 몰려 붐비고 있다.

남편이 은퇴하면서 목욕탕 운영을 맡게 된 부인 고토 에미코씨는 “물과 전기가 들어오자마자 다시 문을 열었다”면서 “시 당국이 문을 빨리 열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얘기했다.

쓰루노유는 어항이자 철강 도시인 이곳 카마이시에서 두 곳 남은 공중목욕탕 중의 하나다.

30년 전에는 이 도시에 15곳의 공중목욕탕이 있었지만 1960년대 초만 해도 인구 9만이 넘었던 이 도시에서 철강업체가 감원을 시작하면서 인구가 줄자 목욕업까지 영향을 받았다.

다만, 1년 전에 폐업했던 목욕탕 한곳이 쓰나미 사태 이후 임시로 영업을 시작해 지금은 목욕탕이 세 곳으로 늘었다.

목욕탕 입장료는 390엔(5천500원)이지만 쓰나미후 문을 연 첫 두 달 동안은 무료였고 지금은 이재민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만 돈을 받지 않는다.

60대인 고토 씨의 걱정은 앞으로 도시 기능이 정상화되면 반짝 늘어났던 손님들이 예전처럼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목욕탕에는 혼자 살면서 적적한 사람들이 말동무를 찾아서나 오게 된다.

고령화로 야기된 카마이시시의 인구감소 추세가 쓰나미 여파로 가속화될 것이라는 생각도 고토씨를 우울하게 만든다.

”카마이시는 노인들이나 사는 곳”이라고 말하는 고토 씨는 “대기업이 들어와 주면 좋겠지만 그런 엄청난 쓰나미 사태 이후 누가 이곳에 오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목욕탕은 2차대전 종전 후에 지어졌고 1970년대 말에 재건축됐지만 “결국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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