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side] 경제 위기 덴마크, 첫 여성총리에 희망 걸었다

[Weekend inside] 경제 위기 덴마크, 첫 여성총리에 희망 걸었다

입력 2011-09-17 00:00
수정 2011-09-1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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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닝슈미트, 명품선호 비난·실력폄하 딛고 총선 승리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덴마크 총선에서 헬레 토르닝슈미트(44) 사회민주당 당수가 이끄는 중도 좌파 진영이 승리하면서 덴마크 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했다. 179명의 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중도 좌파 진영은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47) 현 총리의 우파 연정을 누르고 과반수 의석 확보에 성공, 지난 10년간 유지됐던 우파 집권을 끝냈다고 AFP 등 외신들이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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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닝슈미트 신임 총리는 2005년 여성으론 처음 사민당 당수가 된 이래 6년 만에 덴마크 정부를 이끄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코펜하겐대 교수인 부모에게 태어나 코펜하겐대와 유럽대에서 공부하고 정치에 입문한 그녀는 30대 후반에 140여년 역사를 지닌 사민당 당수에 오르는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그에 걸맞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

그녀가 유럽 의회 의원으로 5년간 활동하다 사민당 소속 의원이 된 지 두달 만에 당권을 장악하자 일각에선 명품 의상과 액세서리를 선호하는 취향을 빗대 ‘구치 헬레’라고 비아냥거렸다.

영국 노동당 당수를 지낸 시부모의 정치적 배경까지 더해져 그녀를 실력보다 후광을 업고 출세한 인물로 폄하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2007년 총선에서 사민당 중심의 중도 좌파 진영이 패배하는 뼈아픈 실패도 맛봤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극좌인 적녹연맹당과 우파에 가까운 사회자유당을 끌어들일 정도로 넓은 정치적 스펙트럼과 탁월한 리더십을 인정받으면서 확고한 정치적 입지를 다지게 됐다. 그녀의 남편 스티븐 키녹은 영국 문화원 원장을 거쳐 다보스포럼을 여는 스위스 비영리기구 세계경제포럼에서 유럽과 중앙아시아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슬하에 두 딸이 있다.

토르닝슈미트는 선거 초반부터 경기 부양 등 경제 활성화 공약에 집중하며 라스무센을 압도했다.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집권 연정의 긴축정책 대신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강조한 전략이 유럽의 경제위기 공포로 위축된 유권자들의 변화 욕구를 자극해 정권 교체를 이끌어낸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 7월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극우 테러의 충격으로 유럽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반(反)극우주의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토르닝슈미트는 유럽연합(EU) 내 국경 통제와 이민 정책을 완화하는 다문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덴마크에서의 좌파 승리는 최근 유럽에서 부는 ‘적색 바람’과 흐름을 같이하는 것으로, 향후 유럽 국가의 집권 세력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르웨이는 얼마전 지방 선거에서 좌파 집권 노동당이 20년 만에 최고의 성적으로 승리했고, 독일에서도 올해 여섯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좌파 야당이 모두 이겼다.

한편 유럽에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 타르야 카리나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메리 매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 여성 정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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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09-1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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