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극약 처방 논란

ECB 극약 처방 논란

입력 2011-09-30 00:00
수정 2011-09-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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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SF 확대로는 부족..돈 찍어 위기국 채권 직접 살 때”반대론자 “위험한 발상..ECB 위상 위협할 것””단순한 채권 매입보다 구조화 상품화가 개입 효과 극대화”

독일 의회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기능 확대를 승인해 유로 위기 해소의 발판을 다지기는 했으나 정치권이 수습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악화됐기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아예 ‘돈을 찍는’ 극약 처방을 해야할 때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그런가 하면 ECB와 유로국 중앙은행이 역내 재정 위기국 채권을 유통시장에서 매입해온 것으로는 효과가 미흡하기 때문에 파생 상품인 ‘구조화 채권’(structured sovereign bond)으로 변형시켜 흡수함으로써 개입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구상도 제시됐다.

로이터는 29일 독일 의회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진짜 상황은 이제부터’라면서 시장의 관심이 급속히 EFSF의 차입 전환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EFSF 기능 확대로 가용 재원이 4천400억유로로 늘어나더라도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감안할 경우 유사시에 대비해 2조-3조유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차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로이터는 이런 상황에서 ECB가 역내 재정 위기국 채권을 유통시장을 거치지 않고 아예 직접 매입하는 극약 처방을 쓸 때가 됐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ECB가 ‘유로를 더 찍어라’는 얘기다.

ECB는 시장 안정을 위해 자산담보부증권을 포함한 각종 채권을 살 수 있으나 국채를 직접 매입하지는 못한다. 또 다른 중앙은행처럼 위험이 큰 주식 투자도 금지돼있다.

로열 런던 애셋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탈푸트 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ECB가 위기국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뭔가 급진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유럽이 침체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간 거론돼온 유럽은행 자본 보강 및 그리스 채무 상각과 함께 ECB에 의한 ‘유럽식 양적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ECB가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할 때가 됐다’는 이같은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단일 유로채권 도입은 유로국 개헌 등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ECB가 이런 식으로 ‘총대를 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라고 전했다.

로이드 은행의 시장 전략 책임자 찰스 디에벨도 로이터에 “ECB만이 현재 유일한 희망”이라면서 “정치권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ECB는 꿈쩍하지 않아왔음을 로이터는 상기시켰다.

10월에 임기가 끝나는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그간 ECB가 시장에 적정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동시에 인플레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시장에서도 ECB가 직접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인베스텍 애셋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금리 책임자 러셀 실버스톤은 로이터에 “ECB가 (유통시장을 통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시장을 일부 안정시켜왔다”면서 “돈을 찍어 노골적으로 개입하라는 것은 현 단계에서 너무 앞서 가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의 글로벌 경제 책임자 요아킴 펠스도 ECB가 그런 식으로 움직일 경우 더 근본적인 문제가 초래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ECB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1920년대의 건설붐발(發) 초인플레의 충격을 겪은 독일이 ECB 창설 때 ‘물가 안정이 정책의 최우선’임을 강조한 점도 상기시키면서 독일 출신의 ECB 통화정책이사인 위르겐 스타크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 재개에 대한 불만으로 전격 사퇴한 점도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독일 의회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 채권 수익률이 계속 치솟는 것도 ‘이 정도로는 안된다’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P는 유럽의 경기 신뢰가 더 떨어진 것 역시 ECB에 대한 압박이라고 29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이 이날 발표한 17개 유로국의 9월 경기신뢰지수는 평균 95로 전달의 98.4에서 더 떨어졌다. 이는 장기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이며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EU 27개국의 평균치도 97.4에서 9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벤 메이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AP에 “지수가 이처럼 더 떨어진 것은 유럽이 침체에 빠져들 상황임을 거듭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ECB에 또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 아직 쓸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분석에서 ECB와 유로국 중앙은행이 유통시장에서 위기국 채권을 그냥 매입하는 것보다 구조화 채권으로 변형시켜 흡수하는 것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즉 부실채권 가운데서도 위험도가 특히 높은 것들을 묶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쪽과 분리시켜 ECB가 매입하면 채권을 그냥 사들이는 것보다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푸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씨티그룹의 서울 소재 동킴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30일 “이런 구상은 중앙은행더러 ‘쓰레기 뭉치를 사들이라’는 얘기와 같다”면서 “이것은 중앙은행이 주식을 사들이는 것만큼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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