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 센 천재 잡스, 진실 왜곡하기도”

“고집 센 천재 잡스, 진실 왜곡하기도”

입력 2012-02-10 00:00
수정 2012-02-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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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보고서…상반된 진술

지난해 10월 사망한 애플의 공동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동료와 지인들은 잡스를 어떻게 묘사했을까.

1990년대 초반 당시 미국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잡스를 직속 수출위원회(PEC) 소속으로 추천하자 연방수사국(FBI)이 잡스는 물론이고 그의 동료, 가족, 동네 이웃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됐다.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정보자유법을 근거로 잡스의 배경을 조사한 보고서를 입수했다.

◇상반된 진술들 = 191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많은 사람이 잡스를 긍정적으로 평했지만, 일부는 그가 언제나 진실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5년 잡스가 애플을 떠나 컴퓨터 회사 ‘넥스트(NeXT)’를 창업했을 때 잡스는 완고하고 일 중심적이며 의욕이 넘치는 ‘천재’로 묘사됐다.

FBI가 잡스에게 애플에서 물러난 이유를 직접 묻자 그는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자신이 생각하던 바대로 밀고 나가는 잡스의 모습에 몇몇 사람들은 그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진실과 현실을 왜곡할 것이라며 그의 진실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잡스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한 인물은 그가 “기만적”이라면서 “정치적으로 고위직을 맡으려는 성격”이라며 대통령 직속 PEC로 추천한다고 냉소를 보이기도 했다.

진실함과 정직함이 그런 자리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은 아니라는 게 그 이유였다.

한 여성은 잡스의 삶이 결핍된 것은 그의 나르시시즘과 천박함 때문이라면서도 그는 원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이 여성은 애플에서의 성공이 진실을 왜곡하게 만들었다고도 말했다.

잡스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만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FBI와 인터뷰한 한 인물은 잡스가 높은 도덕성과 정직성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앞서 잡스가 완고하고 일 중심적이라고 묘사한 사람들도 이런 성격이 그가 성공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처럼 상반된 내용을 제시하고서 잡스의 대인관계에 대해 매우 신뢰할 만하며 그는 직설적이고 때로는 자신이 생각한 바대로 말하는 성격이라고 평했다.

◇동양 종교가 삶 변화시켜…수도승처럼 엄격한 삶 = FBI는 젊은 시절 잡스의 여자친구(크리스앤 브레넌)의 임신과 그녀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리사)에 대한 내용도 파고든 결과 그가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이들을 훨씬 지지하는 태도”로 바뀌었다고 보고했다.

잡스는 인터뷰에서 최근 5년간 마약을 불법 복용한 적은 없지만 1970~1974년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 마리화나, 해시시, LSD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월터 아이작슨이 펴낸 잡스의 전기에서도 그는 이런 사실을 인정했으며 초기에는 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음을 고백한 바 있다.

보고서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잡스의 종교와 철학이다.

FBI는 그가 동양과 인도의 신비주의 또는 종교적 경험을 통해 변했다는 주변 인물의 인터뷰를 제시하면서 이런 변화가 그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평했다.

또한 잡스는 더욱 스파르타식의 엄격한 삶을 살고 있으며 때로는 수도승처럼 생활한다고 적었다.

FBI는 인터뷰한 내용과 함께 1985년 100만 달러를 요구하며 애플에 폭탄테러를 위협한 사건 보고서도 이번에 함께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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