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도부 “보시라이 진상 이달 내 규명”

中 지도부 “보시라이 진상 이달 내 규명”

입력 2012-02-14 00:00
수정 2012-02-1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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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 지도부와 정치 원로들이 연일 국내외 언론에 오르내리며 ‘권력암투설’로 비치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서기와 그의 오른팔이었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부시장을 둘러싼 사건의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지도부가 왕 전 부시장이 제기한 보 서기의 비위 혐의를 조사해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13일 중국에 비판적인 반체제 사이트인 보쉰(博訊)닷컴이 전했다. 이 와중에 보 서기는 인터넷상에서 구명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베이징을 오가며 정치 회생을 도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쉰닷컴에 따르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 최고 지도부 9명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은 보 서기에 대한 조사에 동의했으며 3월 초 양회(兩會) 전까지 사건을 마무리해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보 서기를 조사하기 위해 중앙 기율검사위원회 내에 전담팀이 구성됐으며,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 당 서기 사건 및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 비리 사건 등 굵직한 권력형 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대거 파견됐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홍콩 언론들과 인터넷에는 보 서기의 구명운동과 관련된 각종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일부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보 서기 구하기 백만인 서명운동’이 사실은 보 서기가 스스로 벌인 구명운동이었다고 동방일보(東方日報) 등 홍콩 언론들이 13일 보도했다. 지난 11일 인터넷에 ‘충칭 시위원회 건물 앞 인민광장에 모여 보 서기를 구하자’는 구호가 나돌았으나 당일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이는 보 서기가 2001년 랴오닝(遼寧) 성장으로 승진해 다롄(大連)을 떠날 때 다롄 시민들을 동원했던 수법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또 보 서기가 지난 8~9일 윈난(雲南)성 시찰을 마친 뒤 9일 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나타났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전했다. 구명 운동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신문은 추측했다. 이 밖에 왕 전 부시장이 청두 미 총영사관에 머무르고 있을 당시 그를 연행하기 위해 충칭시 경찰을 이끌고 현장을 지휘했던 것은 황치판(黃奇帆) 충칭 시장이 아니라 보 서기 본인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 서기는 중국 차기 지도부 후보 가운데 위기돌파 능력이 뛰어나고 집요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이번 왕리쥔 사건으로 비리 혐의를 비롯한 부정적 이미지가 불거지면서 차기 지도부에 대한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한편 보 서기가 13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사라졌다. ‘보시라이‘를 치면 인터넷에서는 중국 언론보도 내용을 찾아볼 수 있으나 웨이보에서는 검색결과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2-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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