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기난사범 ‘겉으론 멀쩡했다’

애틀랜타 총기난사범 ‘겉으론 멀쩡했다’

입력 2012-02-23 00:00
수정 2012-02-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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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충격 속 미국 언론 속보경쟁

미국 애틀랜타 한인사우나에서 발생한 일가족 총기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백모(61) 씨는 사우나 운영문제를 둘러싸고 누나 및 여동생 부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노크로스 시의 워런 서머스 경찰서장은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사건 당일 오전 피해자들과 말다툼을 벌였고 가족회의 도중에 쫓겨났다는 증언이 있다”며 가정 불화가 심각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백 씨는 1998년 누나 부부와 함께 수정사우나를 창업해 운영해오다 누나가 투자금을 날리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백 씨는 애틀랜타로 이주해오기 전 버지니아에서 총기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했고 이때 받은 보상금을 누나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백 씨의 여동생이 7년 전 누나의 제의로 사우나에 지분을 출자한 뒤 사실상의 업주로 활동하면서 가족들 간에 갈등이 심화됐다고 주변 인물들은 전했다.

용의자 백 씨에 대해 일부에서는 “평소 정서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공황장애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애틀랜타 한인회 관계자는 “백 씨가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니었다는 말이 많다”며 “이번 사건은 한인사회 내부 문제가 아닌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홧김에 저지른 우발적 범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백 씨는 절대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정사우나 인근의 W 제과점 종업원은 백 씨에 대해 “거의 매일 가게에 들러 항상 카페라떼를 주문하고 조용하게 컴퓨터를 봤다”며 “언제나 친절하고 겸손한 태도로 우리를 따뜻하게 대해줘, 사건 소식을 접하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이 종업원은 “밤에도 검은색 선글라스를 쓰고 계셔서 이상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총에 맞아 한쪽 눈을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사건 현장을 찾은 60대 여성은 “품성이 착해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사람이 전혀 아니다”며 백 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주 강씨와 20년 지기인 한인회 고위 인사는 “가족관계라서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았으나 강 대표는 ‘처남이 가끔 안 좋게 대한다’는 얘기를 했다”며 “처남 백 씨가 한인사회 모임에 나오지 않아 어떤 문제를 갖고 있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인 호스트바에서 일하던 남자 접대부가 한인 남성 4명에게 살해당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참혹한 강력범죄가 발생하자 애틀랜타 한인사회는 충격을 가누지 못하는 분위기다.

애틀랜타 한인회는 이날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의석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이번 사건은 한인사회 내부 문제가 아니라 가족 불화에서 비롯된 한 개인의 우발적 범죄”라며 “애틀랜타 한인사회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밤 연합뉴스 보도로 한인의 총기 난사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언론사와 애틀랜타 총영사관에는 한국으로부터 사망자 신원과 사건경위에 대해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수정사우나 앞 주차장에는 AP 등 주요 통신사를 비롯, CBS, 폭스뉴스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진을 치고 속보를 내보내는 등 이번 사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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