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세계銀 총재 ‘노크’… 美에 도전장

신흥국, 세계銀 총재 ‘노크’… 美에 도전장

입력 2012-03-23 00:00
수정 2012-03-2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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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콜롬비아 후보 공개… 아프리카·브라질 등 전폭적 지지

23일 세계은행 총재 후보 등록 마감을 코앞에 두고 신흥국들이 미국에 대적할 후보를 전격 공개했다. 1944년 세계은행 설립 이후 총재직을 독식해 온 미국이 후보 지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사이 먼저 치고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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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들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전 콜롬비아 재무장관을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수완 좋은 외교관의 자질을 두루 갖춘 오콘조이웨알라 장관은 자국은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아프리카국가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유엔 경제·사회 담당 사무차장을 지낸 오캄포 전 장관은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로 브라질이 강력하게 미는 후보다.

두 사람 모두 로버트 졸릭 현 총재가 지난달 말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세계은행 이사회 내 중국, 인도 등 신흥국들이 수주 간 격론을 거쳐 내놓은 ‘비장의 카드’다. 때문에 CNN은 신흥국들이 자질을 갖춘 후보를 내놓은 가운데 미국이 함량 미달인 후보를 꺼내들면, 세계은행 총재직을 유지할 자격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캄포 전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세계은행 총재 후보들은 상징적인 의미 그 이상”이라면서 “이들은 개발도상국들이 미국보다 더 훌륭하고 신뢰할 만한 후보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직 후보를 가리지 못하고 있는 미국은 더 큰 압박에 직면했다.

최초의 여성 세계은행 총재를 탄생시키고 싶어 하는 백악관의 의중을 따지면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가장 적합하다. 라이스 대사는 아직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 국무장관 후보 1순위이기 때문에 세계은행 총재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런스 서머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여전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인드라 누이 펩시코 최고경영자(CEO) 등도 후보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제프리 색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말레이시아, 케냐 등 6개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는 얻었으나 정작 오바마 행정부로부터는 외면받고 있다.

미국의 후보 인선 작업이 전례 없이 늦어지면서 미국과 유럽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금융기관의 수장직을 내놔야 할 때라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클라우드 바필드 미국기업연구소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유럽 출신뿐 아니라 전 세계에 훌륭한 자질을 갖춘 경제학자들이 넘쳐난다.”면서 “이제 미국과 유럽이 후보 지명을 포기하고 제대로 된 경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2-03-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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