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내연녀, 사업가 남친 독약뱉자 강제로…

50대 내연녀, 사업가 남친 독약뱉자 강제로…

입력 2012-04-26 00:00
수정 201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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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부인 구카이라이, 왕리쥔에 독살 고백

‘왕리쥔(王立軍) 망명 사건’으로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직접 살해한 사실을 왕리쥔에게 고백했으며, 왕리쥔은 이를 중국 중앙과 미 영사관에 모두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카이라이
구카이라이


왕리쥔은 청두(成都) 미 영사관에 망명해 30시간 가량 체류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미국 외교관들에게 제보했으며, 중국 중앙으로부터 조사받을 때 넘긴 관련 증거 자료들을 앞서 미 영사관에도 남겼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4일(현지시간) 주중 미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구카이라이는 자신을 조사한 왕리쥔에게 세 차례나 “내가 (헤이우드를) 죽였다.”고 진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언론들이 보도한 살인 사건의 전모를 종합하면 이렇다. 구카이라이는 53세 생일 축하를 핑계로 내연 관계인 헤이우드를 베이징에서 충칭의 한 호텔로 불러 들였고, 독약인 청산가리가 든 국물을 먹였으며, 헤이우드가 이를 뱉어내자 측근들을 시켜 억지로 입에 집어 넣었다. 구카이라이는 헤이우드가 숨진 사실을 확인하고 비로소 호텔 방에서 나왔다.

또 사건의 뒷수습은 보시라이의 지시로 왕리쥔이 직접 맡아 진행했으며 당시 구카이라이가 찍힌 호텔 폐쇄회로(CC) TV 등 관련 증거를 모두 수거해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타이완 연합보가 25일 보도했다.

그럼에도 당시 왕리쥔이 중앙으로부터 내사를 받고 있었고, 보시라이는 왕리쥔을 보호해주는 대신 헤이우드 살해 사건 수사에 가담한 왕리쥔의 부하들을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반목하게 됐다. 급기야 공안국장 직위까지 박탈 당하자 살해 위협을 느낀 왕리쥔이 미 영사관으로 망명을 시도하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왕리쥔은 진작부터 만일을 대비해 보시라이의 ‘X파일’을 만들어 뒀으며, 이 역시 미 영사관과 중국 중앙에 모두 넘겼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파일에는 헤이우드의 시체에서 떼어낸 살점 표본 등 살인 사건의 증거들은 물론, 보시라이의 적나라한 불륜 행각을 몰래 촬영한 비디오, 보시라이의 각종 불법 지시 사항, 기타 범죄 혐의를 증명할 수 있는 도청 내용 등이 모두 들어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또 구카이라이가 보시라이의 심각한 여성 편력으로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다가 이후에는 자신도 10여명의 남자친구를 갖게 됐으며 헤이우드는 그들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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