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사랑을 낳고…

입력 2012-07-17 00:00
수정 2012-07-17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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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잃고 이웃 도움받은 美 8세 소년, 강풍에 집 부서진 이웃 할머니 돕기 나서

미국 메릴랜드주 스프링필드에 사는 8세 소년 자니 칼린책은 지난달 29일 살인적인 강풍으로 이웃의 엘리사 마이어(61) 할머니네 집이 폭삭 부서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칼린책은 바로 돼지저금통을 털어 마이어 할머니에게 전달했다. 이어 쿠키와 레모네이드를 집 앞에 들고 나와 ‘1개 50센트-마이어 여사 집 복구 기금 모금’이라는 푯말과 함께 하루종일 서 있었다. 칼린책은 이날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21달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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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저금통을 털어 도움을 준 이웃집 소년 자니 칼린책을 엘리사 마이어가 다정하게 안아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돼지 저금통을 털어 도움을 준 이웃집 소년 자니 칼린책을 엘리사 마이어가 다정하게 안아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모금을 위한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설치하고 있는 칼린책.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모금을 위한 레모네이드 판매대를 설치하고 있는 칼린책.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40도 넘는 폭염속 쿠키·레모네이드 팔아

거의 매일 칼린책의 쿠키를 산다는 마리앤 캘로린(58)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정말 훌륭한 이웃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칼린책은 전날까지 233달러를 모금했는데 500달러를 모으는 게 목표다.

칼린책이 이렇게 어린아이답지 않은 것은 이웃들로부터 받은 도움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4년 전 칼린책의 2살 위 누나 켈리를 잃고 온 가족이 슬픔과 무기력에 빠져있을 때 이웃들이 9개월 동안이나 식사를 제공해줬고, 3만 8000달러를 모금해 켈리의 이름을 딴 최신식 운동장까지 동네에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답지 않게 너무 많은 것을 경험”

칼린책의 아버지 스티브(45·경찰관)는 “칼린책은 8살답지 않게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한 아이”라고 했다. 칼린책이 파는 쿠키와 레모네이드는 첫째 누나 케이티(13)가 만든다. 지금은 소문이 나서 두 남매의 친구들도 칼린책의 ‘이웃사랑’을 도우러 온다. 케이티의 친구 클레어 홀링어는 “칼린책이 나보다 더 어른같다. 너무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할머니 “천사같은 마음 때문에 울었다”

칼린책은 마이어 할머니를 불쑥 찾아와 그저 아무 말 없이 돼지저금통을 내밀었다고 한다. 칼린책은 그때를 회상하면서 “할머니가 울었는데 슬퍼서 그러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라고 했다. 마이어는 “나는 많은 것을 잃었지만 그것 때문에 운 게 아니라 칼린책의 천사 같은 마음 때문에 울었다.”고 했다.

칼린책의 어머니 도나(44)는 “칼린책은 누나를 잃었지만 대신 다른 사람에게 주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7-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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