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전환 초등교사를 자살로 내몬 것은

영국 성전환 초등교사를 자살로 내몬 것은

입력 2013-05-29 00:00
수정 2013-05-2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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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시관 “언론보도 혐오스러워…청문회 요구할것”

영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살했다. 그는 ‘남자’로 태어나 ‘여자’로 죽었다.

그의 죽음이 영국 사회에 작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언론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을 낳고 살던 초등학교 교사 ‘네이든 업톤’(32)은 지난해 말 성전환수술을 받고 여성으로 새로 태어났다. 이름은 ‘루시 미도우즈’로 바꿨다.

그런 그녀가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루시의 친구와 조부에 따르면 그녀는 유서에서 성전환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상실감과 고통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그런데 루시의 검시관이 28일 진행된 루시의 사인규명 심리에서 고인의 자살과 관련해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검시관 마이클 싱글턴은 성전환 교사의 자살사건을 좇는 언론의 혐오스러운 행태를 담은 편지를 마리아 밀러 문화장관에게 보내겠다고 밝혔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는 언론의 심하게 일그러진 편견과 사생활 침해 수준에 대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이) ‘레버슨 청문회’에서 배운 게 아무것도 없다”며 자신이 문화장관에게 보낼 편지에서 가능한 모든 청문회의 즉각적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버슨 청문회’란 지난해 언론재벌 머독 소유 언론사의 불법도청 스캔들의 진상 파악을 위해 영국 정부가 가동한 언론윤리 조사위 청문회를 말한다. 당시 청문회를 브라이언 레버슨 판사가 이끌었다.

검시관 싱글턴은 또한 언론을 향해 루시의 사인규명 심리에 참석하라면서 언론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한다고 일갈했다.

루시의 전 부인 루스 스미스는 심리에서 전 남편이 크리스마스 후 성전환수술을 받고 ‘미스 미도우즈’로 학교에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아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가 언론에 공개된 것에 무척 화가 났었다고 증언했다.

루시는 생전 자신이 데일리메일 등 언론에 학대를 당했다고 언론불만위원회에 항의했다.

검시관은 “루시 미도우즈는 세상의 주목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의 유일한 죄는 남들과 달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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