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후손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

독립유공자 후손 “인정받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

입력 2014-08-13 00:00
수정 2014-08-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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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 후손, 생활고에도 긍지 넘쳐…실질적 지원 필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할아버지의 공적이 인정돼 기쁩니다. 나라에서 잊지 않고 기억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확인돼 올해 조부의 훈장을 전달받은 에다 김(74)씨는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미전수 상태였던 훈장을 받은 것만으로도 기쁘고 고마운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김씨는 “경제적 지원을 해주면 좋지만 바라지는 않는다”며 “죽기 전에 한국을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조부 채성룡(1892~1929) 선생은 1920년 10월 옛소련 옴스크에서 고려인중앙선전의회를 결성하고 항일투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선생은 1928년 1월 국내 활동을 위해 입국하다 신의주에서 체포돼 2년의 옥고를 치렀다.

선생은 2008년 공적이 인정돼 건국훈장인 애족장이 추서됐으나, 이 훈장은 그동안 후손을 찾지 못해 미전수 상태였다가 올해 3·1절 때 김씨에게 전달됐다.

김씨는 “어린 시절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교사였던 아버지가 할아버지에 대해 ‘나라를 위해 일을 많이 하셨다. 훌륭한 분이었다’고 알려줬다”며 “가족들은 긍지를 가지고 살았다”고 말했다.

현재 카자흐스탄 알마티 외곽에서 가족과 지내는 김씨는 아직 보상금 지급을 위한 직계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유공자 후손 연금은 받지 못하고 있다.

카자흐 독립유공자 후손협회에 따르면 현재 공적이 인정된 유공자의 후손은 약 500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넉넉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부는 학업은 꿈도 못 꿀 정도로 극빈층의 삶을 이어가는 실정이다.

이들은 그러나 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에 자신들의 곤궁한 삶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3.1운동에 참여했다가 모진 옥고를 치른 황운정 선생(1899~1989)의 딸 라이사 황(94)씨는 “어린 시절 남의 집 품팔이로 연명했다”고 밝히면서도 “지금은 괜찮다”고 의연한 자세다.

올해 광복절에 외조부인 오성묵(1886~1938) 선생의 훈장을 전수받는 니나 최(65)씨도 “친척들이 모두 어렵게 살지만, 매년 외할아버지의 기일에 가족이 모여 지금까지 그 뜻을 기리고 있다”면서 “후손으로서 한국 정부에 바라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최씨 또한 훈장은 전달받지만, 연금 지급은 절차상 아직 요원하다. 오성묵 선생은 1918년 옛소련 하바롭스크에서 한인사회당을 결성하며 항일투쟁을 한 공로로 유공자로 지정됐다.

현행 독립유공자 지원법은 유공자 본인의 경우 공적에 따라 사망 때까지 월 최대 약 5백74만원의 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유족에겐 50만~18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

그러나 이미 유공자 본인은 대부분 사망한 상태이다. 또 보상금을 지급받을 유족으로 인정받으려면 직계 우선순위를 증명하기 위해 다른 가족들의 사망 확인서 또는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설령 이 모든 절차를 마치더라도 지급 대상이 제한돼 있고, 보상금이 소급 적용되지도 않는다. 이 탓에 유공자 후손 지원법의 취지가 바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니콜라이 계 카자흐 독립유공자 후손협회장은 “어려운 상황의 유족들도 한국 정부에 집을 사달라거나 하는 큰 도움을 바라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뿌리에 대한 자부심을 더 큰 가치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계 회장은 그러나 “일부 형편이 아주 어려운 유족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실질적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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