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마르코스에 복수하고 싶었다”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 “마르코스에 복수하고 싶었다”

입력 2014-09-22 00:00
수정 2014-09-2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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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독재자 페르난드 마르코스 대통령 재임 당시 야당 지도자였던 아버지가 암살당할 당시의 심정을 공개했다.

일간지 필리핀스타 등은 22일 아키노 대통령이 전날 마르코스의 계엄령 선포 42주년에 때맞춰 자신의 가족이 과거 망명 생활을 하던 미국 보스턴을 찾아 당시의 상황과 심정을 소상히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보스턴 지역 교민들과 만나 그곳에서의 망명생활을 언급하면서 독재자 마르코스의 박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피란처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고국 필리핀의 상황이 극히 비정상적인 시기에 마음의 평정을 얻은 곳이 보스턴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 지도자인 아버지 아키노 전 상원의원이 지난 1983년 8월 보스턴에서의 망명생활을 접고 귀국하다 암살당하는 순간 온 가족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시 마르코스에게 정말 보복하고 싶었다며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암살당한 아버지의 유일한 아들로서 ‘광견’과 다름없던 마르코스 일당에 똑같이 갚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억누를 수 없었다”며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이 죽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고 말했다.

당시로써는 마르코스의 위세가 워낙 강해 상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현실에서도 그가 자신의 가족들에게 행한 대로 갚아주는 게 유일한 바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아키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마르코스가 계엄령을 선포한 지 정확히 42년 만에 보스턴에서 필리핀 교민들과 만난 게 운명의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마르코스 치하에서 야당을 이끌던 그의 아버지 아키노 전 상원 의원은 1977년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3년 뒤 신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 보스턴에서 망명생활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1983년 8월 다시 귀국하다 마닐라국제공항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해 마르코스 측근의 소행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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