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회의 ‘후폭풍’으로 재정압박 받는 나라들

OPEC 회의 ‘후폭풍’으로 재정압박 받는 나라들

입력 2014-12-01 00:00
수정 2014-12-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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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산유국외에 러시아·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도 타격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가격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한 데 따라 재정 적자를 걱정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원유 판매 대금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유국들은 벌써 내년 재정 수입 차질을 우려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는 이미 예산안 재편성에 들어갔다.

이라크의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30일(이하 현지시간) 국회 보고에서 “유가 하락으로 말미암아 현재 마련된 2015년 예산안은 폐기해야 한다. 새로운 예산안을 10일 이내에 편성하겠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라크는 원유 수출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예상하고 내년 예산안을 마련했는데 28일 64달러까지 떨어지자 예산안 변경에 나선 것이다.

유가 하락 때문에 재정을 걱정하는 나라가 이라크만은 아니다.

대부분의 산유국은 원유 수출 대금이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유가가 하락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OPEC 회의에서 일부 회원국의 생산 감축 요구를 무시하고 생산량 동결을 이끌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균형 재정을 달성하려면 평균 원유 가격이 배럴당 99.2달러를 유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의 중동 담당 국장인 마수드 아메드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은 내년에 적자 재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원유 및 가스 수출대금이 재정의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도 예산안 재편성을 준비 중이다.

러시아는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예상해 2015년 예산안을 마련했는데 현재 수준이 유지되거나 추가 하락하면 급격한 재정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원유 생산 감축을 강하게 주장했던 베네수엘라도 발 빠르게 예산안 조정에 들어갔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 보유국으로 석유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이 전체 수출액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유가 하락에 대응해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출을 대폭 줄일 것을 지시했다.

아프리카의 주요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도 재정 지출 축소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원유 관련 수입이 재정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멕시코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유가는 원유 수출 대금이 줄어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에서 손을 빼는 것으로 연결된다.

러시아의 루블화가 급락하고 주가가 하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OPEC 회의 이틀 뒤인 지난 28일 러시아의 루블화는 1달러당 50루블 이상에 거래돼 사상 최고 환율을 기록했으며, 주요 주가인 RTS 지수도 5년여만의 최저치인 974포인트까지 떨어졌다.

OPEC 회의 이후 30일 처음으로 거래된 사우디아라비아 증시도 5.12% 떨어졌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4.74%)와 아부다비(-2.63%), 쿠웨이트(-3.35%), 오만(-6.21%), 카타르(-4.28%) 등도 일제히 내렸다.

나이지리아와 멕시코도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서도 이미 충격이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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