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인 하든 “심한 고문 당하면 기억 정밀성 떨어질 수 있어”
탈북자 신동혁 씨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자서전 내용 일부를 번복한 데 대해 자서전 작가인 미국 언론인 블레인 하든은 “그가 말한 것은 무서운 진실”이라고 주장했다.17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의 주최로 열린 북한인권 대토론회에 참석한 하든은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그(신동혁)가 겪은 것과 같은 심한 상처나 고문을 당한 사람이 언론인이나 판사처럼 진실을 정밀하게 말하지 못함을 뒷받침하는 연구 사례는 많다”고 말했다.
하든은 신 씨가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중국으로 두 번 달아났다가 고문당했고 다시 달아났으며, 이는 무서운 이야기”라며 “그런 트라우마를 앓는 사람이 뭔가를 숨기면서 이야기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나 20여 년을 보내고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신 씨는 2012년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을 펴내고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인권탄압 실상을 증언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신 씨는 자서전 중에서 탈출을 계획하던 어머니와 형을 감시자들에게 고발했던 일이 14호 수용소가 아닌 인근의 18호 수용소에서 있었던 사건이라고 번복했다.
또 신 씨는 당초 자서전에서 13세 때 수용소를 탈출했다가 다시 잡힌 뒤 고문을 당했다고 기술했지만, 이번에 그는 그 사건이 13세가 아닌 20세 때의 일이었다고 증언을 뒤바꿨다.
신 씨의 자서전 내용 번복이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인정한 하든은 “신동혁 씨는 그의 이야기 때문에 매우 유명해졌지만, (북한 인권문제 실상이) 그가 말한 내용만큼 무섭다는 점이야말로 진실”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신 씨가 서울에 머물고 있다고 전한 하든은 “많은 스트레스 때문에 그(신동혁)가 매우 어려운 상황일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그동안 숨겼던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마음이 더 편안해진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하든은 “(신 씨의 자서전에 대한) 새 서문에 내가 아는 모든 바뀐 내용이 담겼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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