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둔화 심화에 ‘금리카드’…지준율 추가 인하 관측도
중국이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하기로 한 것을 유동성을 완화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부터 금융기관의 위안화 대출과 예금 기준금리를 0.25%씩 내리기로 했다고 전날 홈페이지에 밝혔다.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중국 정부가 2012년 5월 이후 33개월 만인 지난달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 포인트 내린 데 이어 기준금리 인하카드까지 꺼낸 것은 그만큼 경기부양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인민은행은 “이번 금리인하는 실질금리가 경제성장과 물가, 취업 등 기본적 추세에 보조를 맞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금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사회 융자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금융기관의 예금에 대한 부담과 채무 비용을 줄여줘 대출 금리를 적정하게 내릴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중국 정부가 무차별적인 경기부양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성장세 둔화가 심해지는 가운데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치인 7.4%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7.0% 안팎으로 한 단계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월 전국 주요 70개 도시 가운데 주택가격이 하락한 곳은 64곳, 상승한 곳은 2곳에 불과할 정도로 부동산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설)를 지나면서도 가계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물가하락 속에서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디플레이션의 ‘검은 그림자’도 점점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년여 만에 최저치를 보였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이런 우려까지 제기됐다.
인민은행은 이번 금리인하가 통화정책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경기활성화를 위해 유동성을 완화하는 ‘돈풀기’ 행보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관영 인민망(人民網)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금리인하가 경기하강과 통화긴축에 대한 압력을 반영한 것이라서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루정웨이(魯政委) 광예(光業)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위안화 평가절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리인하 효과는 크지 않다”며 “이번 금리인하 이후 지준율 추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환율 전쟁도 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스위스, 캐나다, 브라질, 러시아 등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데다 지난달 호주에 이어 중국까지 가세하면서 각국이 경기회복을 앞세운 유동성 완화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양상이다.
이번 주 개막하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좀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