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 파동’, 스위스 경제에 심대한 타격

‘블라터 파동’, 스위스 경제에 심대한 타격

입력 2015-06-04 16:04
수정 2015-06-0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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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부패 추문은 2일 사의를 표명한 제프 블라터(79) 회장의 개인적인 몰락으로 그치지 않고 스위스의 국가적 이미지와 경제에 회복 불능의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일(미국시간)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블라터가 스위스 국적에다 FIFA 본부도 취리히에 있어 조사가 본격화하면 부패활동에 연루된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줄줄이 조사를 받거나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며 이렇게 내다봤다.

80년째 ‘고객비밀주의’를 고수해 온 이곳에 본부를 두고 혜택을 누렸을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다. 해 있어 국가브랜드도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검은 자금들에 안전한 금고를 제공하며 성장에 필요한 부도 축적해 온 스위스의 ‘호시절’도 끝이 났다고 보고 있다. 수일 내 FIFA와 여러 국제기구의 고위 간부들이 조사를 받게되면 살아남을 고위직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스위스 상원은 3일 연방검찰에 국제 스포츠경기단체의 부정부패를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FIFA법’을 의결하는 등 FIFA에 대한 공정한 조사 입장을 천명했다.

그러나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서게 된 것은 스위스가 지금까지 블라터 전 회장과 측근들의 불법 활동을 묵인한 것은 물론 이들을 기꺼이 비호한데서 비롯된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스위스 경제는 미국과 스페인 등 주요지역의 경제가 이미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올 1분기 성장률이 0.2% 감소하는 등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는 자국의 프랑화 가치가 급등해 유로존 수출에 애먹고 있다고 변명해왔고 부분적으로는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장기적으로 FIFA 추문의 ‘낙진’이 스위스의 주력 산업으로 비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기구들의 스위스 진출이 줄어들고 취리히, 제네바 소재 기구나 기관들도 자칫 이곳에 남아있다가 ‘스위스 은행계좌’처럼 의심 받을까 두려워 베를린, 런던, 브뤼셀 등지로의 이전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미국, 프랑스 등처럼 탈세 관련자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게 되면 ‘오늘의 스위스’를 있게 해 준 동력이기도 했던 고객비밀주의 전통이 사라질 수 밖에 없어 경제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스위스를 최고 선진국 중 하나로 인식, 앞다퉈 진출했던 외국 투자자들이 블라터 파동을 계기로 향후 한 세대 또는 그 이상에 걸쳐 스위스의 증시나 환시를 외면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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