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치닫는 미 공화 경선…트럼프, 경쟁자 전화번호 공개 기행

막장 치닫는 미 공화 경선…트럼프, 경쟁자 전화번호 공개 기행

입력 2015-07-22 09:50
수정 2015-07-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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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저질 토크쇼 방불…관심 끌기위해 막나가는 행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기행으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이 엉망진창이 되면서 유력 언론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블러프턴 타운에서 열린 캠페인에서 경쟁 후보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실제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기행을 저질렀다.

그레이엄 의원이 CNN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경선에서 빠지든 남든 상관하지 않지만 제발 ‘멍청이’(jackass) 짓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트럼프는 그레이엄 의원이 ‘바보’(idiot)라며 맞받았다.

그러면서 속 주머니에서 그레이엄 의원의 전화번호가 적힌 흰 종이를 꺼내더니 전화를 걸어보라고 번호를 두 차례나 크게 읽었다.

트럼프는 “이 사람이 4년 전에 내게 전화를 걸지 않았겠나. 그래 맞다. 3∼4년 전에 심지어 내가 그를 잘 알지도 못하던 때 그는 내게 전화를 걸어 폭스뉴스(프로그램)에서 좋게 언급해 달라고 부탁하고 선거자금 좀 받으러 가도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듣던 이들은 실제로 전화를 걸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받자마자 끊더라’, ‘바로 음성 녹음함으로 연결되더라’는 등의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이에 그레이엄 의원은 트위터에 “새 전화기를 구해야 할 것 같다. 아이폰으로 할까 안드로이드로 할까”라는 글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그레이엄 후보가 대통령 후보라기보다는 쇼크 라디오 호스트들이 전형적으로 저지르는 성격의 장난으로 소모전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쇼크 라디오는 천박한 농담, 음담패설, 인종차별적 모욕 등을 일삼으며 청취자들을 웃기려고 제작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말한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가 관심을 얻으려고 얼마나 막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예상치를 또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행동이 기본적으로 신상털이(doxxing)에 해당하며 일종의 합법적 가학행위라고 해설했다.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의 사이버범죄 경관 앤드루 클라이닉은 ‘데일리 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신상털이가 옳지 않지만 범죄는 아니다”고 말했다.

클라이닉은 “성폭행과 같은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명단처럼 다른 이를 협박하기 위해 신상을 공개할 때는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전화번호 공개 때문에 제재나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트럼프는 미국 내 멕시코 미등록 이민자들을 마약상, 성폭행범으로 비하해 파문을 일으켰다. 또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이자 미국의 전쟁영웅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깎아내리면서 정치계를 격앙시키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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