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면밀’ 시진핑, 3년 기다려 허베이성 1인자 체포

‘주도면밀’ 시진핑, 3년 기다려 허베이성 1인자 체포

입력 2015-07-25 20:36
수정 2015-07-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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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칼’, 다른 성급기관 1~2인자로 향할 가능성도

중국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24일 밤 저우번순(周本順) 허베이(河北)성 당서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정치적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저우 서기는 시진핑 체제 들어 부정부패 혐의로 낙마한 첫 현직 성(省)급 당서기다.

사실 그의 파멸은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2012년 말부터 점쳐져 왔다.

2003∼2013년 중앙정법위 부비서장·비서장, 중앙정법위원을 지내 저우 서기는 신중국 건국 이래 최대 부패인사로 꼽히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무기징역)의 핵심 측근이었다.

그러나 2013년 3월 국가주석으로 막 취임한 시진핑은 성급 지도자 인사에서 저우번순을 중앙정법위 비서장에서 허베이성 당서기로 이동시키는 의외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 자리는 중국 수도권을 책임지는 요직 중 하나로 일종의 ‘면죄부’를 받은 것 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저우융캉의 또 다른 핵심 측근들이 추풍낙엽처럼 잡혀들어간 2013∼2014년에도 저우 서기에 대한 조사소식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저우 서기는 2013년 9월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허베이성 당 상무위원회의 ‘군중노선(당과 사회에 대한 일종의 정풍운동) 교육실천활동’에서 자아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 주석이 왜 저우 서기를 잡아들이는 데 3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중국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도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계속 저우번순이 구금될 것으로 점쳐왔다. 그러나 왜 베이징이 지금까지 기다렸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현직 최고지도부와 원로들의 비밀회동으로 불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사람들 신경이 곤두서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무엇이든 민감할 수 있고, 누구든 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우 서기는 지난 22일 허베이성 관내에 있는 베이다이허 지역을 시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 서기는 시진핑 체제 들어 부정부패로 낙마한 첫 현직 성급 당정기관의 1인자라는 점에서 ‘반부패의 칼’이 또 다른 성급 당정기관의 현직 당서기, 성장들을 겨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3년간 전개된 유례없는 반부패 캠페인으로 100명 이상의 전·현직 장·차관급 고위관료가 처벌을 받았거나 재판을 앞두고 있지만, 31개 성·시·자치구(성급 행정구역)의 현직 당서기나 성장이 낙마한 예는 거의 없었다.

관영매체 기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블로그 ‘학습소조’(學習小組)는 이날 “각급 지도간부는 몸으로 규칙을 세우고 먼저 모범이 되어야 한다…중앙정치국 동지의 경우 내가 먼저 하겠다”, “직위가 얼마나 높던 법률을 위반하면 누구에게나 책임을 묻고 처벌해야 한다. 하늘(국가기강·반부패운동 등 의미)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시 주석의 반부패 관련 비공개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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