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역사학자 “아베, 역사 다시쓰기로 지역 분열시켜”

호주 역사학자 “아베, 역사 다시쓰기로 지역 분열시켜”

입력 2015-08-17 08:56
수정 2015-08-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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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 하토야마 리더십 강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의 전쟁 역사를 다시 쓰면서 지역 국가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일본이 세계에 이바지하려면 한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의 지도력을 배워야 한다는 호주 역사학자의 질책이 나왔다.

영국 태생 일본역사 전문가인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ANU) 교수는 16일 호주 멜버른 유력지 ‘디 에이지’ 인터넷판 기고문을 통해 최근 발표된 아베담화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동아시아 연구의 권위자이기도 한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아베담화가 전반적으로 가해자와 희생자, 침략자와 침략 피해자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패전 50주년과 60주년에 각각 발표된 무라야마(村山)담화, 고이즈미(小泉)담화에 비해서도 크게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영원한 진심 어린 애도’ ‘과거를 가슴에 새기겠다’는 등 아베의 언급들이 전쟁에 대한 유감을 선의라기보다는 조심스럽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전쟁에 대해 완전히 다른 해석을 한 것이고 일본 현대사를 다시 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전 두 담화보다 두 배 이상의 장문을 내놓으면서, 또 서면에 있는 것보다 실제 담화를 발표하면서 더 많은 발언을 하면서 ‘사죄’나 ‘침략’ 같은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이전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이 아베의 언급처럼 세계에 이바지하려면 더 나은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며 아베담화 직전 하토야마 전 총리가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수 초간 침묵의 기도를 한 사실을 소개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아베의 발언은 우리 지역을 더 깊이 갈라놓았다”며 “하토야마의 침묵의 순간은 이렇게 갈라진 지역이 어떻게 다시 결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영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공부한 뒤 1981년 호주에 정착했으며 군위안부 문제 등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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