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백악관 비공개 회동에 지지·의례적 덕담 해석 분분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사실상 용인했다는 관측이 나왔다.미국 CNN 방송은 25일(현지시간) 민주당 고위 소식통을 인용,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비공개 오찬회동을 갖고 대선 출마 문제를 포함해 여러 사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출마에 대통령의 승인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논의 과정에서 당연히 그 문제도 거론됐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용인했고, 이제 출마할지 말지의 선택은 순전히 바이든 부통령의 몫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민주당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방해하지 않고, 또 출마하지 못하도록 설득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 일각에선 오바마 대통령이 ‘이메일 스캔들’로 휘청거리는 유력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대신 바이든 부통령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코드’가 클린턴 전 장관보다는 바이든 부통령과 더 맞다는 점에서 이런 관측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 의례적인 덕담 수준이라는 분석 역시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바이든 부통령에 대해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를 하면서 했던 가장 영리한 결정”이라고 말했고, 클린턴 전 장관의 국무장관직 수행에 대해서도 “존경과 감사, 감탄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최근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회동하고 미국영화협회(MPAA) 대변인 출신이자 존 에드워드 전 상원의원의 2008년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을 지낸 케이트 베딩필드를 새 대변인에 임명하는 등 대선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CNN 방송뿐 아니라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대부분 주요 언론이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점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출마를 촉구하는 외곽 지원조직인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의 움직임도 점점 부산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 ‘드래프트 바이든’(Draft Biden)은 미국 50개 모든 주에 지부를 두는 전국 조직망을 다음 주까지 완성하기로 했다.
드래프트 바이든 관계자는 현재 46개 주 지부가 설립됐고 이달 말까지 아이다호, 오리건,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주 지부가 가세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 조직에 자원봉사자 25만여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이든 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한 2008년, 2012년에 지원에 나선 세력을 다시 규합하고 바이든 부통령의 10월 출마 선언에 대비해 기부금 300만 달러(약 35억5천만원)를 축적하는 것을 단기목표로 설정했다.
드래프트 바이든은 2008년 대선 때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윌리엄 피어스가 주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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