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연설’ 성사시킨 베이너 미 하원의장 10월말 사퇴 발표

‘교황 연설’ 성사시킨 베이너 미 하원의장 10월말 사퇴 발표

입력 2015-09-26 02:45
수정 2015-09-26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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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합의 저지 실패·연방정부 셧다운 문제 등으로 리더십 상실

미국 연방의회의 1인자인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는 10월말 의장직을 물러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베이너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 “작년 말까지만 의장직을 수행할 계획이었다”며 “리더십 혼선의 장기화가 의회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조가 사퇴를 선언했다.

사퇴 발표에 앞서 베이너 의장은 일부 동료 의원과의 비공개 회동을 하고 자신은 당초 연임만 한 뒤 의장직을 당시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에게 물려주려고 했다면서,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회 방문이 자신의 임기 중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AP통신은 “베이너 의장이 자신의 요청으로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사적 연설을 하도록 함으로써 의회 경력의 정점을 찍은 이튿날 사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올초 3연임에 성공해 5년째 연방 의회의 수장으로서 최고의 권력을 휘둘러온 13선 의원인 베이너의 시대가 저물게 됐다.

베이너 의장이 중도사퇴를 결단한 직접적 배경은 최근 미 의회를 흔든 낙태 찬성단체인 ‘플랜드 페어런트후드’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 논란 과정에서 당내 강경그룹인 티파티 세력에 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최근 ‘플랜드 페어런트후드’ 관계자가 적출된 태아의 신체 일부에 대한 매매를 언급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폭로된 뒤 이 단체에 대한 예산지원 중단을 압박하다가 최근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일부 강경파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업무정지)을 감수하더라도 이 문제를 2016년 회계연도(올해 10월1일∼내년 9월30일) 예산안과 연계해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며 베이너 의장을 압박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셧다운’은 무원칙한 일이라며 2016년 회계연도 예산안의 기한내 처리를 촉구하는 등 충돌하면서 베이너 의장은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

그러나 이는 직접 원인일 뿐 사실상 가까스로 3연임에 성공한 베이너 의장은 정권 후반 각종 업적을 남긴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며 리더십의 위기를 겪었다는 게 대체적 지적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외교 업적으로 꼽히는 이란 핵합의가 지난 17일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이를 무력화하는데 실패하면서 사실상 ‘식물 의장’으로 전락했다.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인 오바마 케어와 이민개혁 행정명령 등 미국 내 굵직굵직한 정치현안들에도 이렇다할 목소리를 내지 못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페이스에 끌려다녔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의 사퇴 소식에 강경파인 팀 매시 하원의원은 “불가피했다”고 밝히는 등 공화당내 강경 피타티 의원들은 대체로 환영했다.

하지만, 그의 사퇴는 ‘티파티의 상처뿐인 승리’이며, 정부 셧다운을 불사하는 강경파와 온건파의 갈등을 더욱 부각한 측면이 크다고 언론은 지적했다.

한편 베이너 의장의 후임으로는 하원 2인자인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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