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뒤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주요 국가·지역 가운데 3번째로 많을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전망이 나왔다.

1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 2015’(World Energy Outlook 2015)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이 유엔에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적용했을 때 2030년에 에너지 관련 1인당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 전망치는 한국이 9.4t으로 러시아(12.0t)와 미국(10.9t) 다음으로 많았다.

중동이 8.2t으로 뒤를 이었으며 일본(7.3t)과 중국(7.1t)이 그다음이다.

한국은 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유럽연합(4.7t)의 2배 수준이었으며 가장 낮은 아프리카(0.9t)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차이 났다.

그밖에 카스피해 주변 지역 6.0t, 멕시코 3.4t, 동남아 2.7t 라틴아메리카 2.5t, 인도 2.1t 등이었다.

세계 평균은 3.0t(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억제할 때)으로 전망됐다.

한국은 2012년 기준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6위에 해당한다.

IEA 통계에서 한국은 2012년 연료소비 기준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1.9t으로 OECD 34개 회원국 평균(9.7t)보다 22.4%(2.2t) 많았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은 캐나다, 미국, 호주,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 등에 이어 6번째로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다. 전 세계 1인당 평균 배출량은 4.5t이다.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만 해도 5.9t 수준이었지만 이후 20여년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네덜란드 환경평가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116% 증가했다. 이는 중국(246%)을 비롯해 태국(144%), 사우디아라비아(120%), 인도(118%) 등보다 낮다. 하지만 미국, 유럽,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20% 안팎의 감소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에서도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 이어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한국이 앞으로 15년 뒤에 유럽연합 2배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는 IEA의 전망과 관련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학계와 환경단체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부원장은 “다른 나라는 절대량 기준이라 배출량을 많이 줄이는데 한국은 배출전망치(BAU) 대비 감축 방식이라 조금밖에 안 줄인다”고 말했다.

한국은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25.7%를 감축하고 해외에서 국제탄소시장을 활용해 11.3%를 추가로 줄이기로 했다. EU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를 감축하고 미국은 2005년 대비 26∼28%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과 비교하면 감축 목표가 낮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은 “다 합쳐서 37%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가장 온실가스를 많이 줄여야 할 산업계는 12%만 감축하라고 한 것도 특혜”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달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체계 수립 등이 논의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