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미국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9·11 테러 직후 많은 미국 거주 무슬림이 미국민의 공격을 받았듯이 지난주 터진 프랑스 파리 테러 참사 이후 미국에 정착한 시리아 출신 난민 또는 이민자가 당시 무슬림과 비슷한 처지에 몰렸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 아말 살레흐를 통해 이들이 느끼는 공포감을 소개했다.
올해까지 4년째 이어진 내전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알레포를 떠난 살레흐는 21개월간의 힘든 여정 끝에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에 정착해 심장병으로 몸이 성치 않은 남편, 10대 네 자녀와 한집에서 살고 있다.
세 명의 남자 형제는 독일에, 두 명의 여자 형제는 스웨덴에, 또 다른 여자 형제들은 레바논과 터키에 각각 정착하는 등 살레흐의 가족은 내전 탓에 전 세계로 흩어졌다.
그러나 어렵사리 미국에 와 자유와 안전을 되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파리 테러 이후 미국에서 강하게 부는 시리아 난민 수용 배척 움직임에 살레흐와 같은 난민들은 또 다른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 지속 방침에 맞서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의회와 각 주 정부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정면으로 충돌한 탓이다.
이날 발표된 블룸버그 통신의 여론 조사에서도 미국민의 53%가 시리아 난민 수용을 멈춰야 한다고 답하는 등 여론도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섰다.
살레흐는 “미국민이 우리를 두려워하듯 우리도 미국 사람이 무섭다”면서 “우리 시리아 난민들은 평화로운 사람들로 미국에 입국할 때 철저한 조사를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생존을 이어갈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울부짖었다.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 각 주 정부를 이끄는 공화당 정치인은 시리아 난민의 입국 심사 과정을 완벽하게 강화할 때까지 미국 정부가 난민 수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하원의 감독·정부개혁위원장인 제이슨 차페츠(공화·유타) 의원은 “난민 심사가 30분도 채 안 걸리는 것 같다”며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라이언 의장을 거들었다.
이를 두고 살레흐는 미국 정치인들이 난민 심사 과정을 좀 더 살피고 자신과 같은 시리아 난민이 미국에 오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살레흐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난민 심사는 여러 단계에서 꽤 집요하고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살레흐 가족은 국경을 넘은 터키에서 먼저 심사를 받았다. 이후에도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에서 1인당 몇 시간 이상씩 세 차례에 걸쳐 또 다른 인터뷰도 했다.
그때마다 난민 심사관들은 가족사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고, 특히 테러단체와의 연계, 지원 여부 등을 꼼꼼히 따졌다. 이른바 ‘크로스 체크’로 난민의 배경을 샅샅이 훑은 셈이다.
살레흐는 “심지어 테러리스트에게 음식 한 접시라도 대접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가족이 함께 또는 따로따로 숱한 인터뷰를 거쳤다면서 “심사관들은 수없이 세세한 사안을 묻고 또 물었고, 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미국에 들어오기는 불가능하다”며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테러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로리다 주에서 30년 이상 살았다던 시리아 출신 두레드 다그히스타니도 주변 시리아 난민에게서 살레흐와 똑같은 얘기를 접했다면서 최대 2년에 걸친 정밀 심사를 받고 들어온 이들을 미국민이 파리 테러 후 배척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일본인과 무슬림을 예로 들어 이번에는 시리아 사람들이 미국민의 표적이 될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미국이 하와이 주 진주만을 침공한 일본군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정착한 일본인들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수용소에 가둬두고, 9·11 테러 후에는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무관한 미국 내 무슬림을 적으로 몰았듯 시리아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표출할 것이라는 우려다.
살레흐는 미국에서 새 삶을 살 기회를 준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가족이 합법적인 영주권 취득과 함께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이 되는 것을 고대하고 있지만, 확산하는 미국민의 반감과 이웃 주민에게 시리아 난민이라는 정체를 알리고 싶지 않은 생각 때문에 요즘 아예 집 밖에 나가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 아말 살레흐를 통해 이들이 느끼는 공포감을 소개했다.
올해까지 4년째 이어진 내전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 알레포를 떠난 살레흐는 21개월간의 힘든 여정 끝에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에 정착해 심장병으로 몸이 성치 않은 남편, 10대 네 자녀와 한집에서 살고 있다.
세 명의 남자 형제는 독일에, 두 명의 여자 형제는 스웨덴에, 또 다른 여자 형제들은 레바논과 터키에 각각 정착하는 등 살레흐의 가족은 내전 탓에 전 세계로 흩어졌다.
그러나 어렵사리 미국에 와 자유와 안전을 되찾았다는 기쁨도 잠시, 파리 테러 이후 미국에서 강하게 부는 시리아 난민 수용 배척 움직임에 살레흐와 같은 난민들은 또 다른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시리아 난민 수용 지속 방침에 맞서 공화당이 장악한 연방 의회와 각 주 정부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정면으로 충돌한 탓이다.
이날 발표된 블룸버그 통신의 여론 조사에서도 미국민의 53%가 시리아 난민 수용을 멈춰야 한다고 답하는 등 여론도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섰다.
살레흐는 “미국민이 우리를 두려워하듯 우리도 미국 사람이 무섭다”면서 “우리 시리아 난민들은 평화로운 사람들로 미국에 입국할 때 철저한 조사를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생존을 이어갈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울부짖었다.
폴 라이언(공화·위스콘신) 하원의장, 각 주 정부를 이끄는 공화당 정치인은 시리아 난민의 입국 심사 과정을 완벽하게 강화할 때까지 미국 정부가 난민 수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하원의 감독·정부개혁위원장인 제이슨 차페츠(공화·유타) 의원은 “난민 심사가 30분도 채 안 걸리는 것 같다”며 “이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라이언 의장을 거들었다.
이를 두고 살레흐는 미국 정치인들이 난민 심사 과정을 좀 더 살피고 자신과 같은 시리아 난민이 미국에 오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잘 이해했으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살레흐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난민 심사는 여러 단계에서 꽤 집요하고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살레흐 가족은 국경을 넘은 터키에서 먼저 심사를 받았다. 이후에도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사무소에서 1인당 몇 시간 이상씩 세 차례에 걸쳐 또 다른 인터뷰도 했다.
그때마다 난민 심사관들은 가족사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고, 특히 테러단체와의 연계, 지원 여부 등을 꼼꼼히 따졌다. 이른바 ‘크로스 체크’로 난민의 배경을 샅샅이 훑은 셈이다.
살레흐는 “심지어 테러리스트에게 음식 한 접시라도 대접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가족이 함께 또는 따로따로 숱한 인터뷰를 거쳤다면서 “심사관들은 수없이 세세한 사안을 묻고 또 물었고, 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미국에 들어오기는 불가능하다”며 자신과 같은 사람들은 테러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플로리다 주에서 30년 이상 살았다던 시리아 출신 두레드 다그히스타니도 주변 시리아 난민에게서 살레흐와 똑같은 얘기를 접했다면서 최대 2년에 걸친 정밀 심사를 받고 들어온 이들을 미국민이 파리 테러 후 배척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일본인과 무슬림을 예로 들어 이번에는 시리아 사람들이 미국민의 표적이 될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미국이 하와이 주 진주만을 침공한 일본군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에 정착한 일본인들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수용소에 가둬두고, 9·11 테러 후에는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무관한 미국 내 무슬림을 적으로 몰았듯 시리아 사람들에게 적개심을 표출할 것이라는 우려다.
살레흐는 미국에서 새 삶을 살 기회를 준 신에게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가족이 합법적인 영주권 취득과 함께 궁극적으로 미국 국민이 되는 것을 고대하고 있지만, 확산하는 미국민의 반감과 이웃 주민에게 시리아 난민이라는 정체를 알리고 싶지 않은 생각 때문에 요즘 아예 집 밖에 나가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