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통화에 편입키로 30일(현지시간) 결정함에 따라 그 실제적인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전날 IMF가 기존 기준을 변칙 적용해 위안화를 수용하도록 강요당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외교가에서는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0년에도 위안화를 IMF의 기축통화 심사대에 올렸다가 탈락한 중국이 결국 성과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의 통화바스켓 구성은 회원국들의 70% 이상 동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미국(16.75%), 일본(6.23%), 독일(5.81%), 프랑스(4.29%), 영국(4.29%), 중국(3.81%) 순으로 투표지분이 높다.
◇ 위안화 외환시장 거래편의성 여전히 낮은데…“IMF 선택의 여지 없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IMF가 기존 기준을 변칙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위안화가 국제무역거래 활용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외환시장에서의 거래 편의성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SDR 통화바스켓 편입조건인 사용편의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중국의 힘이 커진데다 신흥국들의 압박까지 있어 IMF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의 힘이 커지고, IMF에 가입된 신흥국들이 위안화를 옹호하면서 기존 IMF의 권력의 핵심에 있던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IMF가 위안화를 기축통화에 편입시키지 않을 경우 중국은 신흥국들과 별도의 IMF를 세울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또 지난 2010년 첫 심사에서 탈락한 이후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대적으로 원조하고 설득해 자기편으로 만들었다”면서 “신흥국들이 널뛰기하는 달러화 환율에 고통을 겪어 기축통화 다변화를 원한 것도 일조를 했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결정은 중국의 경제규모와 영향력 때문”이라며 “미국으로서도 중국이 떨어져 나가 새로운 ‘미니 IMF’를 만든다면 골치 아픈 일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국의 영향력과 위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IMF가 편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편입 결정은 위안화 자유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 집행이사회가 중국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표결에 나섰다는 것은 IMF가 얼마나 규칙을 변칙 적용해 중국을 수용하도록 강요당했는지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에스와 프라사드 전 IMF 중국팀장은 FT에 “만약 다른 통화였다면 같은 조건이었더라도 IMF가 통화바스켓 편입 불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IMF가 규칙을 깬 것은 아니지만, 변칙적으로 적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의 일부 서방국가 외교관들은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이 정치적인 결정으로, 위안화가 기준을 맞췄는지와 관계없이 중국정부가 각국에 대한 지지로비를 매우 효율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고 FT는 전했다.
◇ “중국경제 파국 막기 위한 비상조치”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IMF의 최대 권력인 미국이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을 용인한 것은 중국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한 비상조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은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중국경제가 악화하지 않도록 배려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미국이 굴복한 모양새로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 중요한 것은 중국경제의 파국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게 되면 미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쟁 상대이면서도 좌초는 막아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는 비록 여건이 충족되지 못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이나 수출 비중이 크고 경제성장 속도는 과거 일본에 비해 3배 가량 빠르기 때문에 IMF도 무시하지 못한 것”이라며 “9월에 중국발 위기로 금리인상 재개를 못한 미국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금리인상을 위해 중국의 경제안정이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SDR에 편입되면 중국으로 자금이 유입돼 금융시장이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불사조됐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지분율 10.92%로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세계 3대 기축통화로 부상함에 따라 다른 기축통화국들과 마찬가지로 ‘불사조 티켓’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면 실물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중국의 금융은 대대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발 세계경제 금융위기가 일어난다고 했는데,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서 중국은 불사조가 된 것”이라고 강조?다.
그는 “여기에 SDR 통화바스켓 편입에 따른 외환거래 자유화, MSCI지수 편입, 채권시장 개방이 이뤄지면 자본시장을 통해 대대적으로 외자를 끌어들여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시장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궁극적으로 중국은 자본시장의 대대적 개방을 통해 현재 75%에 달하는 중국의 국유기업을 민영화시켜 효율을 높임으로써 GDP를 끌어올린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SDR 편입 결정이 위안화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개선시키고, 중국의 자본거래의 안전도를 높이며, 외부 자본 유입 상황을 개선시켜야 IMF의 정책기대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 경제의 안정적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외신들은 전날 IMF가 기존 기준을 변칙 적용해 위안화를 수용하도록 강요당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외교가에서는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0년에도 위안화를 IMF의 기축통화 심사대에 올렸다가 탈락한 중국이 결국 성과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IMF의 통화바스켓 구성은 회원국들의 70% 이상 동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미국(16.75%), 일본(6.23%), 독일(5.81%), 프랑스(4.29%), 영국(4.29%), 중국(3.81%) 순으로 투표지분이 높다.
◇ 위안화 외환시장 거래편의성 여전히 낮은데…“IMF 선택의 여지 없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IMF가 기존 기준을 변칙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위안화가 국제무역거래 활용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외환시장에서의 거래 편의성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SDR 통화바스켓 편입조건인 사용편의성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중국의 힘이 커진데다 신흥국들의 압박까지 있어 IMF로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의 힘이 커지고, IMF에 가입된 신흥국들이 위안화를 옹호하면서 기존 IMF의 권력의 핵심에 있던 미국이나 유럽, 일본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IMF가 위안화를 기축통화에 편입시키지 않을 경우 중국은 신흥국들과 별도의 IMF를 세울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또 지난 2010년 첫 심사에서 탈락한 이후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대적으로 원조하고 설득해 자기편으로 만들었다”면서 “신흥국들이 널뛰기하는 달러화 환율에 고통을 겪어 기축통화 다변화를 원한 것도 일조를 했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결정은 중국의 경제규모와 영향력 때문”이라며 “미국으로서도 중국이 떨어져 나가 새로운 ‘미니 IMF’를 만든다면 골치 아픈 일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국의 영향력과 위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졌기 때문에 IMF가 편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편입 결정은 위안화 자유화를 이룰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IMF 집행이사회가 중국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표결에 나섰다는 것은 IMF가 얼마나 규칙을 변칙 적용해 중국을 수용하도록 강요당했는지에 대한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에스와 프라사드 전 IMF 중국팀장은 FT에 “만약 다른 통화였다면 같은 조건이었더라도 IMF가 통화바스켓 편입 불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IMF가 규칙을 깬 것은 아니지만, 변칙적으로 적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의 일부 서방국가 외교관들은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이 정치적인 결정으로, 위안화가 기준을 맞췄는지와 관계없이 중국정부가 각국에 대한 지지로비를 매우 효율적으로 했다고 지적했다고 FT는 전했다.
◇ “중국경제 파국 막기 위한 비상조치”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IMF의 최대 권력인 미국이 중국 위안화의 SDR 편입을 용인한 것은 중국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한 비상조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안화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은 미국이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 중국경제가 악화하지 않도록 배려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미국이 굴복한 모양새로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 중요한 것은 중국경제의 파국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을 하게 되면 미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쟁 상대이면서도 좌초는 막아야 한다는 게 미국의 입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정숙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는 비록 여건이 충족되지 못했지만 국내총생산(GDP)이나 수출 비중이 크고 경제성장 속도는 과거 일본에 비해 3배 가량 빠르기 때문에 IMF도 무시하지 못한 것”이라며 “9월에 중국발 위기로 금리인상 재개를 못한 미국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금리인상을 위해 중국의 경제안정이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SDR에 편입되면 중국으로 자금이 유입돼 금융시장이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국 자본시장 개방 가속화…불사조됐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지분율 10.92%로 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되면서 세계 3대 기축통화로 부상함에 따라 다른 기축통화국들과 마찬가지로 ‘불사조 티켓’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자본시장 개방이 가속화되면 실물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중국의 금융은 대대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발 세계경제 금융위기가 일어난다고 했는데,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서 중국은 불사조가 된 것”이라고 강조?다.
그는 “여기에 SDR 통화바스켓 편입에 따른 외환거래 자유화, MSCI지수 편입, 채권시장 개방이 이뤄지면 자본시장을 통해 대대적으로 외자를 끌어들여 금리가 하락하고 주식시장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궁극적으로 중국은 자본시장의 대대적 개방을 통해 현재 75%에 달하는 중국의 국유기업을 민영화시켜 효율을 높임으로써 GDP를 끌어올린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장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SDR 편입 결정이 위안화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개선시키고, 중국의 자본거래의 안전도를 높이며, 외부 자본 유입 상황을 개선시켜야 IMF의 정책기대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 경제의 안정적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