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낙태진료소 총격범 “나는 ‘아기들을 위한 전사’”

美 낙태진료소 총격범 “나는 ‘아기들을 위한 전사’”

입력 2015-12-10 09:16
수정 2015-12-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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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서 횡설수설…”가책 느끼지만 더이상 재판은 없다”

낙태 옹호단체인 미국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의 콜로라도 주 진료소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이 법정에서 자신을 `아기들을 위한 전사‘라고 주장했다.

총격난사범 로버트 루이스 디어(57)는 9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스프링스 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가족계획연맹이 아기들을 죽이고 있다”고 고함을 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디어는 “당신들은 내가 그 진료소에서 본 것을 절대 모를 것”이라며 “그것은 잔혹한 행위였고, 그들은 감추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경찰에 붙잡힌 뒤 심문 과정에서 “아기의 장기는 더이상 안 돼”(no more baby parts)라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가책을 느낀다면서도 “더 재판은 없다”고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특히 변호인들이 총기 난사로 인한 부상자 리스트를 읽을 때에는 “그날 낙태될 뻔한 아기들을 그 리스트에 넣어줄 수 있느냐”고 불쑥 말을 끊기도 했다.

디어는 또 자신의 국선변호인을 향해 “이 변호사가 누구인지 아느냐”면서 “그는 마약을 복용한 `배트맨 총격범’ 제임스 홈즈를 변호했던 사람이다. 그들이 나에게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총격을 한 게 아니며, 정신감정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제임스 홈스는 2012년 7월20일 영화 배트맨 시리즈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 첫날 덴버 외곽 오로라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한 총격범이다. 이 총격사건으로 12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디어를 1급 살인과 살인미수 등 179개 혐의로 기소한 댄 메이 지방 검사는 예심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예심 후 두 달 안에 사형 구형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디어의 전처인 바버라 메셔 미쇼는 디어가 20년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낙태 진료소의 문 잠금장치에 접착제를 바르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어 “디어는 매우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지만 임신중절과 관련된 행위 때문에 낙태 진료소를 범행 타깃으로 삼을 만큼 정신적 모순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기 난사의 표적이 된 가족계획연맹은 1916년 가족계획과 피임기구 보급 운동의 선구자인 마거릿 생거(1879∼1966)가 뉴욕 브루클린에 개설한 진료소를 시작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포함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진료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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