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휘발유값 ℓ당 625원인데…소비 증가세 둔화

美 휘발유값 ℓ당 625원인데…소비 증가세 둔화

입력 2015-12-21 14:01
수정 2015-12-2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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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52센트(625원)로 떨어졌지만, 미국의 소비 증가세는 되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협회(AAA)를 인용,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약 3.78ℓ) 2달러 밑으로 떨어질 정도로 하락해 올해 미국인들이 1천억 달러(117조8천500억원) 이상을 절약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운전자 1인당 550달러(64만8천원)를 절약하게 됐다는 의미다.

애초 많은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세금 감면과 같은 역할을 해 소비를 촉진하고 미국의 경제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휘발유값은 작년 8월 갤런당 3.5달러를 웃돌던 데서 2달러 밑도는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소비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휘발유를 제외한 소비 지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3.8%를 기록해 작년 10월의 4.9% 증가율을 밑돌았다.

소비지출은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짐 베어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유소에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으나 다른 부문에서는 반등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많은 소비자가 휘발유가 하락을 일시적 영향으로 보고 오히려 저축을 늘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0월 미국의 개인저축률은 거의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가계신용 증가세는 역대 최저치다.

이는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 대신 저축을, 빚을 늘리기보다 빚을 줄여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면, 유가 하락으로 원유 관련업체들은 예상보다 강한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투자는 급감했고, 에너지 분야 기업들의 신규 고용은 크게 줄었다.

JP모건에 따르면 상반기 소비지출의 둔화는 중산층과 고소득층, 65세 이상 노년층의 지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소득자들은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소비를 꺼렸고, 65세 이상 노년층은 저금리 환경으로 은퇴소득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미국 사회보장국이 올가을께 물가 하락을 이유로 내년도 사회보장연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한 점도 노년층의 소비 부담으로 작용했다.

WSJ는 휘발유 가격 하락만으로는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도 기초여건 개선이 동반된다면 강한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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