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기상학자들, 엘니뇨와 결합한 지구 온난화 영향 지목”
최근 지구촌의 기상 이변이 100년 내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 현상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하지만,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상학자들이 이런 기상 이변의 원인으로 무작위적인 자연스런 기후 변동성과 엘니뇨 현상과 결합한 인간이 만든 지구 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를 막고자 보편적 기후변화 협정을 체결한 지 2주일이 흐른 요즘 지구촌을 강타한 기상 이변은 “지구 온난화 영향이 자연적인 기후 변동성과 결합해 이미 진행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고의 12월 기온이 유럽 대부분과 미국 동부를 포함해 북반구의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심각한 홍수가 파라과이와 영국 중부 등을 강타하고 있다.
홍수 전문가인 영국 환경처 데이비드 루크 부처장은 28일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홍수 예방은 기후 변화의 결과로써 “전면적인 재고”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까지 알려진 기상 이변 시기에서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기상 이변 시기로 이동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영국 기상청은 지구 온도를 낮추는 먼지를 대기에 뿜어내는 대형 화산폭발 같은 우발적 요소들을 배제하면 내년 지구 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장기 지구온도 예측 책임자인 애덤 스카이프는 “이 전망은 내년 말께 지구 온도가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거나 그에 근접할 것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영국 기상청은 내년 지구 온도가 1961~1990년 평균치(섭씨 14℃)보다 0.72~0.96℃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올 1~9월 지구 온도가 1850~1900년 평균치보다 1.02℃ 높다면서 올해가 산업화 시대 대비 지구 온도가 1℃ 상승한 첫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비록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와 개별적인 기상 이변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묶는 것을 거부하면서도 더 따뜻한 대기가 더 많은 습기와 에너지를 함유한 탓에 지구 온난화가 폭풍우의 강도와 격렬함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기상청 피터 스토트 박사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 바다 위 대기에는 1970년대보다 습기가 4%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장기 평균치와 비교한 영국의 올해 12월 이상 고온은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잉글랜드의 올 12월 평균 기온 9.5℃는 평균치보다 5.1℃ 높을 뿐만 아니라 1934년에 기록한 종전 최고치보다도 2℃ 높다. 대개 월평균 기온 최고치는 1℃에 크게 못 미치는 차이로 경신된다.
옥스퍼드대와 네덜란드기상연구소(KNMI)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가 이달 초 영국 중부를 강타한 폭풍 ‘데스몬드’에 의한 홍수 사이의 연관성을 40% 이상으로 추측했다. 데스몬드는 컴브리아주(州) 산악지대에 하루 동안 영국 내 사상 최고인 34cm 폭우를 쏟아부었다.
이외 유럽에선 스키 리조트들이 고온으로 눈 부족을 겪고 있다. 기온이 너무 높아 강설기로 눈을 만들 수 없는 지경이고 알프스의 결빙점은 해발 3천m로 올라갔다.
다만 북서 유럽에선 엘니뇨와 기상 이변 사이의 과학적 연관성이 약하지만, 남반구에선 따뜻한 태평양 해수의 영향이 훨씬 강력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남미 일부 지역은 엘니뇨 동안 늘 폭우와 지속된 강우에 강타당하지만 이번에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브라질 등을 덮친 홍수의 정도는 수십 년 내 최악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프랑스 기상청의 전문가 제롬 르쿠는 올해 출현한 엘니뇨가 해양표면온도와 영향을 받은 해양표면면적에서 1997~1998년 슈퍼 엘니뇨를 능가하는 강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표면온도가 이때보다 3℃ 이상 높다.
르쿠는 엘니뇨에 대한 정확한 측정치들은 20세기 중반부터 존재한다면서 “아마 이번 엘니뇨는 최근 100년 이래 가장 강력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