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안보무임 승차론 제기 트럼프에 ‘따끔한 충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의원이 21일(현지시간) 한국 등 동맹의 ‘안보무임 승차론’을 제기하는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에게 ‘따끔한 충고’를 했다.가드너 의원은 미 상원 러셀 빌딩 내 사무실에서 가진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한국 공짜 방어’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물은 데 대해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에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훌륭한 동맹을 방어하는 것은 상호 이익이 되는 협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한미동맹의 의미를) 좀 더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한마디로 ‘방어만 해주고 얻는 게 하나도 없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지금이라도 한미동맹의 의미와 본질을 되새기라는 것이 미 의회 내 한반도 및 동아태 전문가인 가드너 의원의 지적이다.
가드너 의원은 이어 “개인적으로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과 얘기를 나눴을 때도 그렇고, 또 과거 한국을 직접 방문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진행되는 것을 지켜봤을 때도 그렇고 동맹의 중요성은 매우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한국에 주둔해 있는 미군들과 한미동맹에 대해, 또 한국과의 안보협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해 많은 시간 얘기를 나눴다”면서 “우리는 안보를 위해 막대한 돈을 부담하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드너 의원은 트럼프에게 직접 충고를 해 줄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기꺼이 그러고 싶지만, 그동안 (그의 태도를) 봐온 대로 트럼프가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을 방어해 주고 있지만 얻는 것이 없으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군 주둔비용 재협상을 통해 분담금을 올리겠다는 언급을 일삼아왔다.
일례로 그는 지난 18일 버지니아 주(州) 린치버그의 리버티 대학 유세에서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고 있다. 나는 한국에 친구가 많이 있고 그곳에서 사업도 하고 빌딩도 있다”면서 “우리가 미치광이(북한)와 한국 사이의 경계에 2만8천 명의 미군을 두고 보호하는데 그들은 (미군주둔 비용 분담금을) 쥐꼬리만큼 낸다”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도 보호하는데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는 하루에 10억 달러(약 1조2천억 원)를 벌었다. 그런데 그들은 (미군주둔) 비용 대비 사실상 아무것도 아닌 수준의 돈을 우리에게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돈을 더 내야 한다. 모두 더 내야 한다”면서 “이렇게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동맹 방위도) 사업하는 것처럼 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유명 사실검증 사이트인 ‘폴리티팩트’는 최근 “2014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 부담금의 30%를 넘는다”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판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